임 경 윤

 

나는, 지체 1급 중증장애인이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열심히 살아가는 장애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87년 불의의 사고로 척수가 손상되는 바람에,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곳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을 자주 이용한다. 2000년 2월 2일 개관 이래 매주 서너 번은, 제집 드나들 듯하고 있으니 상당히 인연이 깊은 셈이다. 제주시 중심 지역이고 편의시설은 수준급이다.

점심은 주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데, 부담 없는 가격에 건강식 위주다. 식사와 함께 정담을 나누는 건 그날의 즐거움이다.

내가 휠체어 장애인이면서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출근할 때부터 퇴근 시까지 곁에서 힘든 부분들을 거들어 주는 덕분으로, 어려움 없이 활동하고 있는 점에 늘 감사한다.

종종 달달한 커피가 생각날 때, ‘활동지원센터’에 들른다.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 주는 직원들. 팀장님을 중심으로 팀원들의 환한 미소와 친절함에 하루가 행복하다. 살갑고 정겨운 자세는 평소 몸에 밴 게 분명하다. 공짜 커피에 미소와 친절까지 더해 주니, 쌓였던 스트레스가 봄볕에 눈 녹듯 사르르 풀린다.

복지관이 변화하고 있다. 태도가 유연해지고 인사성이 밝아지고 있는 것이다. 관장님이 장애인들에게 깍듯이 인사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신선하다. 내가 베풀면 주위가 행복해지는 법, 친절과 배려, 관심과 사랑, 봉사와 헌신으로 언제나 이용자에게 다가가기를….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는 행복한 쉼터’를 슬로건으로, 장애인들의 쉼과 동행의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 주고 있는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중증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편의시설 확충에도 노력을 기울여, 장애인들의 자존심이 살아 숨 쉬는, 편견 없는 장소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