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립에 반대하며 1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이 원희룡 지사를 두고 "제2공항 추진을 계속 진행한다면 제주는 '재앙의 섬'이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제2공항 추진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10월 24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재차 요구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10월 24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원점 재검토를 재차 요구했다. ⓒ뉴스제주

반대대책위 강원보 집행위원장은 이날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원희룡 지사를 보면서 양치기 소년같다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천막농성과 김경배 부위원장이 단식농성하는 이곳 도청에서 새롭게 알게 됐다. 그는 양치기 소년이 아닌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사실을"이라고 운을 뗐다.

강 위원장은 "원 지사는 피해주민과 소통방식에 있어 기본이 안 되는 사람이다. 그는 행정사무감사를 의식해 우리 반대위에 사회협약회가 주관하는 토론회를 제안하면서 '일부 주민, 시민단체 등에서 제2공항 개발 사업 반대'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협약회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김경배 부위원장이 제2공항 재검토 될 때까지 끝까지 단식하겠다고 말하자 '그건 경배씨가 알아서 하고...'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단식 농성 13일째 기습 방문해 24시간 무한소통을 하겠다고 했지만 고작 3분만에 갔다"고 비난했다. 

특히 "양치기 소년보다 위험한 것은 양의 탈을 쓴 늑대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는 제주를 위해서도 내쫓아야 한다.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방식이 박근혜 정권과 원희룡 도정은 똑같다. 기만적인 원희룡 도정과 제주도의 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국토부에 촉구한다. 우리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타당성 연구용역이 부실덩어리 용역임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용역이 부실이 아니라면 우리가 주장하는 공개 검증을 받아들이고 정의롭게 제주 제2공항을 원점 재검토 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청 앞에서 1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김경배 부위원장이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추석연휴가 끝난 이달 10일부터 오늘(24일)까지 15일째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뉴스제주

제주도청 앞에서 1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부위원장은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간신히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추석연휴가 끝난 이달 10일부터 오늘(24일)까지 15일째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자리에 함께한 의료진은 김경배 부위원장을 두고 "혈압과 맥박은 정상이나 혈당이 다소 떨어져 단식농성 20일째부터는 위험할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제2공항이 중단될 때 까지 단식농성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김 부위원장은 "날벼락 같은 첫 발표가 있은 후 우리하고는 단 한 번의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막무가내식으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후 찬성여론을 만들고 공항이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제2공항을 밀어부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아무리 국책사업이라해도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단 한 번의 주민동의도 없이 제2공항을 밀어부친다면 공항은 결단코 완성되지 못할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고 했는데 저는 그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대로 계속해 제2공항이 진행이 된다면 제주는 '평화의 섬'이 아닌 사람과 자연이 공멸하는 '재앙의 섬'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이라도 여기서 중단하고, 제주도에 공항이 하나 더 필요한지 아닌지 여부를 도민에게 진심으로 물어보고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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