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근무 설움 삼키는 '소수의 소수' 직렬을 아시나요"
"밤샘근무 설움 삼키는 '소수의 소수' 직렬을 아시나요"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7.10.24 10: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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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③제주도교육청 기술직 근무자 '비대칭' 현상
극심한 업무강도 시달리는 전기직-기술직, 악순환 이유?

최근 제주도교육청이 부실한 시설사업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학기 중 석면공사로 인한 학부모들의 반발, 일선 학교 석면해체 부실공사 등이 논란을 빚었고, 비슷한 시기 젊은 교육공무원이 막다른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발생했다. <뉴스제주>는 일련의 상황이 특정 직렬의 '과다한 업무' 때문이라는 점을 착안해 실태를 진단한다.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하루 이틀 사이에 불거진 문제가 아님에도 제주도교육청이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총 5차례에 걸쳐 다룬다.<편집자주>

   
 

제주도교육청의 기술직 근무자들의 극심한 업무 강도로 인한 '인사 적절성'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기술직 안에서도 인력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더 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수직렬'로서의 설움을 감내해야 하는 와중에 '소수의 소수' 직렬들은 더 극심한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내부 분위기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시교육지원청, 서귀포시교육지원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보공개 청구 기술직 근무자 공사건수 및 예산내역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인력의 '비대칭' 현상이 드러난다.

제주도교육청 교육시설과의 경우 건축직 10명, 토목직 1명, 기계직 2명, 전기직 3명이다. 그런데 공사 발주건수를 보면 건축 46건, 토목 6건, 기계 25건, 전기.통신.소방 82건으로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건축 공사의 경우 10명이 46건, 토목은 1명이 6건, 기계는 2명이 25건을 나눠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반해 전기직렬의 경우 전기.통신.소방 공사건수 82건을 3명의 직원이 감당하는 구조다. 각 파트별로 업무를 품앗이 하는 형식으로 서포트하고는 있지만, 엄연히 사업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각 행정시 교육지원청의 사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건축직 10명이 82건, 토목직 1명이 6건, 기계직 1명이 38건, 전기직 3명이 전기.통신.소방 108건의 업무를 배분하고 있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시설직 6명이 107건, 전기직 2명이 110건의 공사를 맡고 있으며, 기계직 공무원은 아예 없다.

단순히 'N분의 1'로 업무량을 나눌 경우 평균적으로 5~7건의 사업을 맡게 되는 건축직.토목직 근무자들과 비교해 기계직.전기직 근무자들은 적게는 20여건, 많게는 50여건의 공사를 맡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당사자들은 상당한 근무 강도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매일 밤샘야근을 해도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부서 직원들에 비해 몇 배의 근무를 해야 함에도 서류 체크만으로도 허덕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업무가 몰아칠때는 밤샘야근도 예삿일이었다는 하소연이다.

특히 그는 "일이 넘쳐나다보니 현장 실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추후 부실공사 등 여러모로 안좋은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까지 된다"고 토로했다. 타 부서의 인력이 증원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설움을 삼켜야 했던 아픔도 전했다.

어째서 이런 악순환이 반복돼 온 것일까. 배경을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인사권자들의 인식의 문제가 존재했다. 

십여년전 각 급 학교에는 소방담당이나 전기담당 등 전문적인 기능직들이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궂은일을 맡아온 이들로, 여러해에 걸쳐 이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다보니 각 급 학교에는 전기직 근무자들이 배치된 것과 같은 체계가 구축됐다. 

그렇다면 이들을 활용해야 하는데, 교육청 내부에서는 이들이 본청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속된 말로 예전에 '수위 아저씨'였던 사람들이 어떻게 본청에 들어와서 업무를 맡을 수 있겠느냐는 인식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전기직은 신규 채용하지도 않게 됐고, 단 2~3명이서 제주지역의 2백여개가 넘는 학교의 예산 배정부터 공사 등 모든 관리를 맡아야 하는 실정에 놓이게 됐다.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란 전문기술직들이 그 안에서도 '세(勢)'가 비교되고 있는 모양새다. 

과연 필요한 수요에 맞게 인력이 배치가 되고 있는 것인지, 특정 직렬의 목소리를 듣고도 모른체 하는 이유가 무언지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4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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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2017-10-25 14:25:38
공무원급여주는사람만해도 이보다 많이 있을텐데 사기업에는 이렇게하면 바로노동법에걸려서 사업자구속입니다. 갑질중에 이런갑질이 있나요! 불쌍합니다.

이공계 2017-10-25 09:46:39
좋은 기사입니다.
부실공사, 예산낭비가 어쩔수 없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네요
안 걸리면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