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소설 수상작인 손원평 작가의 <1988년생>이 <서른의 반격>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출간됐다.

이 작품은 1988년에 태어나 2017년 올해 서른 살이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권위의식과 위선, 부당함, 착취 구조의 모순 속에서 현재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별한 '반격'을 그리고 있다.

대기업 산하 아카데미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서른 살의 김지혜. 평범하지만 질풍노도의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그녀 앞에 어느 날 묘한 기운을 지닌 동갑내기 88년생 규옥이 나타난다. 함께 우쿨렐레 수업을 듣게 된 무명 시나리오 작가 무인과,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남은, 그리고 지혜와 규옥은 이 사회를 구성하는 99프로가 부당한 1프로에게 농락되고 있는 현실에 분개하며 재미있게, 놀이처럼 사회 곳곳에 작은 전복을 꾀하기로 뜻을 모은다.

<서른의 반격>은 누군가가 행동하지 않으면 바뀔 리 없는 세상을 향한 '작은 체 게바라'들의 의식적인 저항을 나타낸다.

다소 미미할지라도 '나쁜 개인'에 대한 개인의 지속적인 저항은 '나쁜 사회'에 대한 사회적 반성을 불러 일으킨다.

촛불혁명과도 같은 부르짖음이 현 시대에서 변화를 외치는 가장 이상주의적 발상이다.

소설가 한승원, 현기영, 문학평론가 최원식으로 구성된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심사평에서 "위트가 넘치는 싱그럽고 유쾌한 소설"이라며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고 도출해내는 작가의 힘과 소설미학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이들은 "그들의 저항은 비장하거나 영웅적이거나 하지 않다. 게임처럼 경쾌하게 행해지는데, 순종적 자아를 벗어내고 주체적 자아를 되찾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서술했다.

손 작가는 "나는 나와 당신들에게 묻고 싶었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으냐고. 지금의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새길 것이냐고. 반격이 먹히지 않아도 마음 속에 심지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런 질문과 상념이 모여 이 작품이 태어난 것 같다"고 작가의 말을 술회했다.

올해 제주4.3평화문학상 공모는 12월 중에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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