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⑤교육당국 해명, '구조적 문제' 방치한 이유는?
"공채 인력 충원...내년 조직진단 착수"

최근 제주도교육청이 부실한 시설사업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학기 중 석면공사로 인한 학부모들의 반발, 일선 학교 석면해체 부실공사 등이 논란을 빚었고, 비슷한 시기 젊은 교육공무원이 막다른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발생했다. <뉴스제주>는 일련의 상황이 특정 직렬의 '과다한 업무' 때문이라는 점을 착안해 실태를 진단한다.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하루 이틀 사이에 불거진 문제가 아님에도 제주도교육청이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총 5차례에 걸쳐 다룬다.<편집자주>

   
 

기술직 인력 부족 문제로 예산을 제때 사용하지 못함은 물론 부실공사 우려까지 산 제주도교육청이 뒤늦게나마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제주>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시교육지원청,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열악한 기술직 근무 환경을 보도했다. 수십건이 넘는 사업을 1명의 공무원이 공사 시설, 감독, 관리까지 도맡는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늑장대응을 했다는 점에서 빈축을 샀다.

그렇다면 제주도교육청은 상황이 악화되도록 왜 구조적 해결을 미뤄왔던 것일까.

먼저 섣불리 나서지 못한것에 대해 시설사업 예산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건설경기 호황으로 인해 최근 교부금이 늘어나 시설사업비를 확보하긴 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인력이 부족한 것은 자명하지만 5년 후, 10년 후에도 지금의 인력구조가 부족할 것인지에 대한 내부 진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번 인력을 뽑으면 정년을 보장해야 하는데, 예산적인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검토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근무자들이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는 것도 특수한 상황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설직 공무원의 경우 최근 특성화고 특별전형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임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중 3명이 현재 군 복무 중이어서 충원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원 상에는 이름이 올라가있는데 2년간 휴직 상태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는 것이 인사책임자의 해명이다.

교육당국은 이월예산이 부쩍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다소 억울함을 표출했다. 2014년까지는 회계업무를 마감하는 '연도폐쇄 기한'이 이듬해 2월이었는데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2015년부터 출납폐쇄기한은 당해 12월로 2개월 줄었다.

이 결정으로 인해 방학기간 중 대부분의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도교육청의 입장에서는 이월예산이 급증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여름방학보다 겨울방학이 더 길어 대부분의 공사를 겨울에 진행해 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인력 충원이 필요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다만, 정보공개 청구가 이뤄진 9월을 기점으로 제주도교육청은 최근 해당 인력을 충원하며 급한 불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6월 기술직 공무원에 대한 공채를 실시했고, 총 6명의 지원자 중 3명의 합격자에 대해 9월 1일자로 보충했다. 도교육청과 행정시 교육지원청에 각 1명씩 배치시켰다. 

이 또한 부족하다고 판단해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10월 1일자로 '경력직' 채용이 이뤄졌다. 이 같은 결정은 전례가 없는 상당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근본적인 구조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약속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7일자로 정원 19명을 늘리는 내용의 '제주도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각 급 학교 13명, 교육전문직 6명을 증원해 행정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도교육청의 인력 배치구조를 재점검하는 조직진단이 이뤄질 예정이다.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전반적인 진단을 통해 증원이 필요하다면 그 타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양봉열 도교육청 행정국장은 "기술직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완벽하지는 않아도 대처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술직 직원들이 상당히 고마워하는 점들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국장은 "최근에 벌어진 사건들은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업무환경 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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