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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주혁의 빈소가 31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 안내 전광판 모습. 2017.10.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배우 고(故) 김주혁의 영결식이 2일 치러진다.

김주혁의 죽음을 대하는 대중의 태도는 그간 떠나간 많은 스타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기사에 달린 댓글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게시글 등을 보면 진짜 ‘친형’ ‘친오빠’를 떠나보내는 것처럼 한없는 슬픔을 드러낸다.

그것은 김주혁이 ‘스타 김주혁’이 아니라 ‘구탱이 형’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중문화계 분석이다.

1998년 SBS TV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기품 있는 외모와 출중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멜로, 코미디, 사극,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캐릭터도 잘 나가는 증권맨(영화 ‘싱글즈’), 아씨와 사랑에 빠지는 잘생긴 하인(영화 ‘방자전’), 노비 출신 최고 권력자(MBC TV 드라마 ‘무신’) 등 변화무쌍했다.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을 도맡고, 사생활도 전혀 나무랄 것 없는 그였으나 대중은 김주혁에게서 왠지 ‘친근함’보다 ‘거리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1972년생으로서는 비교적 큰 키(180cm)는 높아만 보였고, 쌍꺼풀 없는 눈은 단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실제 그를 만난 사람은 누구나 소탈하고 배려심 가득한 성격에 놀라워했다. 생전 김주혁 본인도 인터뷰에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랬던 김주혁은 2013년 12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 3’에 합류하며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연기를 위해 자진 하차한 2015년 1월까지 2년 남짓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동안 그는 대중이 미처 몰랐던 허점 많고 속정 깊은 ‘사람 김주혁’을 보여주며 이전과 다른 종류의 대중의 사랑을 이끌어냈다.

정점은 지난 2014년 1월 방송한 경북 울진 여행 편이다. 사자성어 게임을 하던 중 김주혁은 ‘토사구팽’을 ‘토사구탱’이라고 답하는 실수를 범했다.

그 한 마디로 지적인 이미지는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내가 1박 2일에 왜 출연했나 싶더라”는 김주혁의 고백은 그날 그가 얼마나 당황하고 무안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천상의 별이 우리 품으로 들어오는 순간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김주혁을 “구탱이형”이라 부르며 놀렸고, 대중도 이를 따라 김주혁을 구탱이형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느꼈다.

지난해 7월 스릴러 ‘비밀은 없디’(감독 이경미), 올해 1월 액션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 5월 스릴러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 등에서 잇따라 악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쳤지만, 대중은 그런 모습을 열연으로 받아들였을 뿐 그와 전혀 동일시하지 않았다. 악역으로 인한 이미지 손상을 걱정하기에는 관객 수준을 넘어 ‘김주혁’이라는 브랜드의 호감도가 워낙 강했다.

김주혁의 경우처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참모습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대중과 친근해진 스타급 베우는 많다.
 
이서진이 대표적이다.

미국 유학파(뉴욕대)에다 자산 600억원을 가진 초특급 로열패밀리 일원 등 ‘금주저’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인지 대중은 그를 ‘잘난 척할 것 같은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나 2013년 7~10월 방송한 tvN ‘꽃보다 할배- 유럽 & 대만 편’이 그를 바꿔놓았다. 이 프로그램에서 ‘짐꾼’을 맡은 그는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대선배들을 극진히 모셨다.이를 본 대중은 이서진을 ‘반듯한 사람’ ‘성실한 사람’으로 받아들였다. 가히 ‘이서진의 재발견’이었다.
 
이서진 역시 후속작인 2014년 3~5일 ‘꽃보다 할배 - 스페인 편’은 물론 같은 방송사에서 방송한 2015년 5~9월 ‘삼시세끼 - 정선 편’, 지난해 10~12월 ‘삼시세끼 어촌 편 3’, 올해 3~5월 ‘윤식당’, 6~10월 ‘삼시세끼 - 바다목장 편’ 등에 차례로 출연하며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줘 ‘꽃보다 할배’ 속 모습이 연기가 아닌 진짜 모습임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김민준(MBC TV ‘나 혼자 산다’), 정유미(tvN ‘윤식당’), 김희선(JTBC ‘아는 형님’) 등이 예능을 통해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중 앞으로 한 발짝 더 다가왔다.
 
대중문화평론가 이호규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연극영화과 교수는 “고 김주혁과 이서진 등 많은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제공하면서 대중의 마음을 열었다”며 “앞으로도 3040 남녀 배우들의 예능 출연 확대는 더욱 가속화해 배우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대중은 그런 모습에서 즐거움을 얻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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