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ociate_pic
【완주=뉴시스】강인 기자 = 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있는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K리그 클래식 우승 기념 미디어데이가 열린 가운데 이동국 선수가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11.02kir1231@newsis.com

"슈틸리케 감독 발언으로 은퇴 고민"

【완주=뉴시스】 박지혁 기자 = K리그 최초로 통산 200호골을 터뜨린 이동국(38·전북현대)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이동국은 2일 전북 완주의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기념 기자회견에서 "어느 감독님께서 '한국 축구가 발전하지 않는 것은 38세의 이동국이 공격수라는 점 때문이다'고 하신 것을 듣고 은퇴를 해야 하나 잠시 생각했지만 아직 밀린다는 생각보다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언론을 통해 '한국 축구에 젊은 공격수가 없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베테랑 이동국을 예로 들었다.

이동국은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언급하지 않아 섭섭한 면이 있다"면서도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후배들이 경쟁에서 나를 이기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동국은 최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실상 '대표팀 은퇴'를 당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국내 평가전에 출전할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제는 이동국을 놓아줘야 할 때"라며 전력 외로 분류했다.

이동국은 "내 역할은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것이었다. 적잖은 나이에 내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아직은 '한국 축구에서 필요한 선수구나'라는 생각도 했다"면서 "실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로서 국가대표로 뛰는 건 최고의 선물이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내 말을 지키고 싶다. 현역에서 은퇴하는 순간에 모든 것이 은퇴다. '이동국은 한 방이 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 대표팀에서 빠질 생각은 전혀 없는 셈이다.

이동국은 지난달 29일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통산 200호골을 기록했다. 팀도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베테랑이지만 후반에 조커로 활약하며 올 시즌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이동국은 "운동장에서 뛰고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게 행복하다. 자신감도 있다.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서 내년에도 함께 하자는 말씀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이곳이든 다른 곳이든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전북과 계약이 만료된다.

전북에서 5번째 K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스승 최강희 감독에 대해서는 "전북이 최고의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만드신 분이고 나를 이런 기자회견 자리에서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분이다. 항상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최 감독도 이동국을 아낀다. 200호골이 터지는 순간 누구보다 더 기뻐하며 이동국을 축하했다. 평소 이겨도 기쁨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이동국의 골이 나오자 펄쩍 뛰며 세리머니를 했다.

이동국은 "골을 넣고 감독님과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전북에 와서 처음으로 한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나의 골을 많이 기다리셨던 것 같다. 앞으로도 하이파이브를 자주 하고 싶다"며 웃었다.

200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골로는 200번째를 꼽았다. "가장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우승이 확정되는 경기에서 200번째 골까지 터졌다. 드라마,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는 것이다.

전북은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겼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정상에 올랐다. 5일 울산현대, 19일 수원삼성과 맞붙는다.

<뉴시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