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3일 제주도청 기자실 들러 바른정당 분열에 따른 입장 드러내

한 때 같은 노선을 걸을 것 같았던 바른정당 소속의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곧 바른정당의 분열사태를 목도에 둔 현 상태와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일 제주자치도청 기자실에 들러 최근 바른정당의 분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일 제주도청 기자실에 들러 자신이 속한 바른정당의 최근 분열 조짐에 대한 입장을 나타냈다. ⓒ뉴스제주

바른정당 분열 조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원희룡 지사는 "일단 지켜보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원 지사는 "분열이 빨라지는 것 같다. 제게 많은 주문과 역할을 바라지만 제 입장에선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큰 틀에서 통합의 길로 가야한다는 큰 원칙적 방향에 대해선 동의한다"고 말했다.

허나 원 지사는 "보수의 반성과 변화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당장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선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향후 진로나 최종 결정에 대한 부분은 제주도 내에서도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들과도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전제했다.

이어 원 지사는 "만일 변화가 있다면 신중하고도 충분한 논의와 조율이 있어야 할 것이고 제주에선 더욱 그렇다"며 "설사 물살이 빨라진다고 해서 지금 당장 움직일 여건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바른정당은 오는 11월 13일에 전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일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자유한국당과 통합전당대회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정면 비판했다.

특히 원 지사는 "(당시 새누리당을)나갈 때 제일 빨리 나간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비판 논조를 강하게 드러냈다.

   
▲ 원희룡 제주지사는 3일 남경필 지사의 자유한국당과 통합전당대회 개최 발언에 대해 "나갈 때 제일 먼저 나간 사람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뉴스제주

원 지사는 "그 내용(통합전당대회 발언)에 대해선 듣기만 했는데 남 지사와 보조를 맞추진 않는다"며 "똑같은 내용이라도 국민과 함께 움직여야 하고, 당원들과 최소한의 의논이나 공동행동 조율을 통해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원들과의 의견 조율 없이 먼저 자유한국당과 통합전당대회를 갖자는 남 지사의 발언을 지적한 셈이다. (새누리당에서)제일 먼저 나간 사람이 다시 제일 먼저 들어가려 한다는 비난으로 읽혀진다.

남 지사의 발언에 대해선 하태경 최고의원도 3일 "당을 흔들지 마라"며 반대입장을 나타내며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기류를 보면 바른정당의 분열사태는 이미 진행 중이며, 점점 예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려는 이들의 입장표명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너무 개인적인 입장들이 앞서면서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생각이 있다고 해서 즉시 외부로 얘기하는 건 잘못됐고 바람직한 흐름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당내에서부터 힘을 모아 나가고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선거에서 승리하려고 해야 한다. 혼자 남더라도, 외롭더라도 누가 뭐라해도 가야 한다"며 "물론 확장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지만 모양만 갖추고 다시 (옛 새누리당으로)복귀하는 것 자체가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을 나타내자 기자단 측에선 분당되면 당적 변화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원 지사는 "어차피 제 의지를 반영해 움직이기엔 현 입장이 제한적이다. 충분한 의논을 거치면서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함께 하면서 타이밍을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시장 차출설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한 거다.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일일이 반응할 필요도 없고 지금은 고려할 때가 아니다. 시간이 가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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