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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읍사무소 문수

 

어느 날 늦은 오후 클린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청결지킴이 한 분이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 왔다.

“여기 클린하우스에 누가 깨진 유리 창문을 쌓아두고 갔는데, CCTV 확인해서 과태료 부과 해줍서”

 

급한 일을 마무리하고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 올라갔을 땐 한쪽 구석에 누군가 버리고 간 깨진 유리 창문이 무덤처럼 높게 쌓여져 있었고, 그 주변에는 감귤밭에서 태우고 남은 듯한 잿더미와 잘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비료포대에 담겨 있었다.

 

너저분하게 쌓여진 유리 창문을 보며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범죄 심리학에 나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건물의 깨진 유리창과 같이 사소한 부분을 방치하면 더 큰 무질서와 범죄를 야기 할 수 있다는 법칙이다.

 

누군가 무심코 버리고 간 쓰레기 위로 또 다른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클린하우스는 아무렇게나 버려도 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결국 클린하우스 정비를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들여야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깨진 클린하우스가 아니라 깨져가고 있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아닐까? 1인당 쓰레기 배출량 전국1위라는 타이틀은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더 이상 쓰레기 처리장을 위한 공간 확보도 어렵고 처리장운영 역시 토양, 지하수, 대기의 오염을 유발 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쓰레기 다이어트를 시작해야한다. 배고픔에 예민해진 신경을 다스려가며 배를 움켜쥐고 운동을 하듯이 쓰레기 다이어트 역시 불편을 감수해가며 발생되는 쓰레기양을 줄이고 재활용되는 품목을 분류하고 요일에 맞춰 배출하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듯이 무심히 버려진 불법쓰레기 더미에서는 꽃이 필 수 없을 것이다. 환경정책과 시설운영에 깨진 유리창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리해 나가는 행정의 노력과 내가 버린 쓰레기가 깨진 유리창이 되지는 않는지 다시금 살피는 시민의 습관이 어우러져 제주섬에 클린플라워가 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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