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익 의원의 송곳 지적, 이석문 교육감 '그대로 얼음'

# 좀체 늘지 않는 특성화고 취업률, 대체 뭐가 문제?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것이 특성화고 활성화 사업이다.

올해에만 106억 원, 올해 제주에서 개최된 전국기능경기대회 예산까지 합치면 전년보다 무려 73% 가량이나 증가돼 투입됐다.

양성언 전 교육감의 민선 2기 이후로 특성화고 활성화 정책에 매년 25% 가량의 예산 증액이 이뤄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은 전국 평균을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대익 교육의원은 21일 진행된 제356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차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을 통해 이석문 교육감을 상대로 송곳 지적을 가했다.

   
▲ 이석문 교육감은 21일 오대익 의원이 각종 수치를 제시하며 특성화고 취업률 저조 문제를 지적하자 말문이 막힌 듯 별다른 해명에 나서지 못했다. ⓒ뉴스제주

오대익 의원은 본격 질문에 앞서 이날 본회의장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마음 속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라"고 주문했다. 그런 뒤 그 사람에 대한 점수를 책정하는 질문들을 던졌다.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 70점, 존중하면 80점, 이해하면 90점, 헌신하면 100점의 등급을 매겼다.

그러면서 오 의원은 특성화고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에게 "관심이 있느냐, 학부모나 교사, 아이들을 존중하느냐, 교육환경이나 학교 구성원들을 이해할 수 있느냐, 잘못된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나, 더 지원해주고 싶은데 없어서 못 주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이 교육감은 "무엇보다도 도교육청에서 우선적으로 취업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의원은 특성화고에 대한 도교육청의 예산 편성을 꺼냈다. 오 의원은 "민선 2기 때 65억 2000만 원 정도였으나 올해 106억 원에 전국기능경기대회까지 더하면 전년도보다 73% 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취업률은 어찌 됐느냐"고 따져 물었다.

오 의원은 교육부 취업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자료를 내보이며 "전국 평균 취업률이 47%인데 제주도는 25.7% 가량"이라며 "예산을 집중시키고 정책을 추진하는데도 취업률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또한 오 의원은 "더 중요한 건 고용보험 가입률"이라며 "민선 2기(양성언 전 교육감) 때 4대 보험 가입률이 17.4% 가량 밖에 안 되는데 지난해엔 13%대까지 떨어졌다"며 "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제주도 내에서의 취업처가 상대적으로 적은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 오대익 의원이 내보인 전국 평균 대비 제주도의 특성화고 취업률. 제일 하단 빨간색 선이 4대 보험 가입률이며, 올해는 13%의 수치가 기록됐다.  ⓒ뉴스제주

오 의원은 이 교육감의 답변에 맞장구쳤다.
오 의원은 "제주에 취업할 곳이 없다. 그렇다고 제주의 특성화고를 졸업한 애들이 육지로 갈 수 있겠나. 육지로 초청될 수 있을 정도로 특성화고가 발전해야 하는데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스스로 100점이라고 했지만 의심스런 100점(헌신)"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오 의원은 "취업률 저조 문제를 누가 책임져야 하나. 우리의 책임이다. 교육청 여러 간부들의 책임이다. 이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취업률 저조 원인을 두 가지로 지목했다.

오 의원은 "분자를 높이거나, 분모를 줄이면 된다"는 명쾌한 문장으로 설파했다.

분자는 말 그대로 '취업 수'를, 분모는 '특성화고 졸업생 수'를 의미한다. 오 의원은 "특성화고 학생을 줄이면 취업률이 올라간다. 제주도 내에서 취업률을 올릴 자신이 없으면 특성화고를 줄이라"며 "제주 지역의 특성화고는 육지보다 훨씬 많다. 육지만큼만 줄여도 취업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의원이 "이에 대해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했지만 이석문 교육감은 그대로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오 의원은 이 교육감을 물러가게 하고 이계영 부교육감을 불러 제주의 '유아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짚는 질문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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