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자회견 열어 "제민일보 사찰, 현광식 지시" 주장

금품수수 사실을 폭로한 조창윤 전 찔레꽃 대표가 12월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자폭'하게 된 경위를 소상히 밝혔다.

조창윤 전 대표는 현광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지난 2015년 2월부터 매월 250만 원씩 총 2750만 원을 제주도내 A건설업자로부터 제공받았다고 폭로했다. 현 전 비서실장도 이 사실은 인정했으나 '대가성이 없던 돈'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조 전 대표는 오는 12일에 금품수수를 비롯,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된 모든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경찰에 제출해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조창윤 전 찔레꽃 대표가 12월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품수수 건에 대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뉴스제주

조 전 대표는 "저를 인간쓰레기로 취급한 악의 축 세력들을 고발하고 짓밟힌 자존심을 찾고자 했다. 저 역시 원희룡 도정의 부역자로 일해왔기에 잘못한 것에 대해선 책임지고자 폭로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가 '자존심' 때문이라고 했지만 더 정확하게는 현 전 비서실장과의 관계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현 전 비서실장은 A씨로부터 돈을 받고 있는 동안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현 전 비서실장이 제주항공이나 부영 쪽을 알아봤으나 모두 무산됐다"고 말했다.

돈을 받고 있는 동안 조 전 대표는 현 전 비서실장이 자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업무지시' 혹은 '업무청탁'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가 말한 '업무'라는 건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된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인사개입(블랙/화이트리스트 작성)과 ▲제민일보 사찰 지시다.

이에 대해 조 전 대표는 "제가 공직사회의 내부정보를 알 수 없어 당시 고위공직자에게 부탁했다"며 B씨를 거론했다. 조 전 대표는 B씨를 통해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했고, 그걸 통해서 2015년도 1월에 인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한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제주자치도에 대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감사원 결과 자료를 토대로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읍면동장에 대한 여론을 취합하는 과정에서도 조 전 대표는 "서귀포시 내부 공직자 C씨를 통해 작성해 보고했었다"고 밝혔다.

이 일까지,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지 않았다. 문제가 터진 건 '제민일보 사찰'건이었다.

조 전 대표는 "백광식 국장과 현민철 기자 폭행 사건이 있고 난 후, 현 전 비서실장이 제게 제민일보에 대한 비리파일을 수집해서 감사원에 투서하라는 미션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전 대표는 "이걸 알아보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정황이 나오지 않아 투서할 수 없다고 거절했고, 그 대신 민노총을 설득해서 여론몰이를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제민일보가 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그 때부터 원희룡 지사는 저와의 면담을 계속 피했고, 현 전 실장이 저를 쓰레기로 매도한 것을 두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끝내 거절하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대표는 "지난 도지사 선거 때부터 원희룡 도정 캠프에서 위험요소를 견제하고 막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 문제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습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이러한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조 전 대표의 입장에 대해 현 전 실장은 "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조창윤 전 대표가 꾸민 자작극"이라고 맞서고 있다.

기자회견장에선 기자들이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잘못된 일인줄 알면서 왜 블랙/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전 대표는 "사람이 살면서 도움을 받았으면 고맙다고 할지는 못할 망정 권력을 갖고 있다고 열심히 일한 나를 매도한 것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자존심을 찾기 위해서였다"며 "5년 전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됐고, 밥자리를 주겠다는 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응하게 됐다"고 답했다.

특히 블랙/화이트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왜 굳이 도정 내부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조 전 대표에게 맡기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 전 대표는 "전 이주민이고, 현 전 실장이나 원희룡 지사는 고향이 제주다. 자기 고향에 대해 이렇게도 모르나 했다. 내가 일을 잘 했고, 공무원을 믿지 못한다는 발상 때문에 제게 맡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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