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제주 선정 [2017년 10대 뉴스] ①구상권 철회 ②사드 보복 타격

2017년 정유년 한 해가 어느덧 저물고 있다. 올해에도 여느 해 때처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올해 가장 논란이 됐던 사건은 그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큰 이슈였다.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낙인이 찍혔다. 탄핵 여파는 정권교체로 이어졌고, 그와 연관된 수많은 정제계 인사들이 재판을 받았다.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전히 그는 ‘모르쇠’로만 일관하고 있어 많은 국민들이 성토하고 있다.

제주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는 최근 강정마을에 대한 구상금 청구 소송이 취하된 것이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 한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이라는 국책사업의 미명아래 강정마을 주민들은 10여 년 동안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감내해 와야만 했다. 이제 구상권 문제는 해결됐지만 사면복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다.

<뉴스제주>는 2017년 한 해 동안 제주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 중 가장 뜨겁고 논란이 돼 왔던 뉴스 10개를 선정해봤다. <편집자 주>

1. 정부, 1년 9개월 만에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

   
▲ 지난 2015년 1월 31일 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입구. 이날 서귀포시가 강제 철거명령을 내리면서 주민들과 해군 간에 큰 충돌이 빚어졌다. ⓒ뉴스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한 정부의 구상권 청구가 철회되면서 정부와 강정마을 주민 간 갈등이 일단락됐다. 

앞서 해군은 강정마을회와 일부 주민, 반대활동가들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공사를 방해했다며 추가 공사비용 275억 원 중 34억 4800만 원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구상권 청구 철회를 공식적으로 피력했고, 결국 1년 9개월 만에 구상금 소송을 둘러싼 갈등이 종식됐다. 

강정마을회는 소송 취하 결정에 대해 "참으로 마땅하고도 옳은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다만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 저항하다가 연행되고 기소당한 587건 중 140여 건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해군기지 건설을 저항하는 과정에서 많은 주민들이 연행되거나 기소됐다. 실제로 해군은 주민과 반대활동가 등 606명을 구속하거나 약식 기소하면서 현재까지 무려 465명이 형사처분을 받았다.

무죄는 불과 15명뿐이며, 실형 3명, 집행유예 179명, 벌금형 283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벌금만도 2억 9000여만 원에 달할 정도다.

이에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 각 정당에서는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 대통령 등에게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건의한 건수만 해도 18번이나 된다. 구상금 청구 소송이 철회되기는 했지만 이들에게 '전과자'로 낙인 찍한 건 아직 풀지 못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구상권이 철회됐기 때문에 후속 조치에 대한 여러 가지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우선적인 후속 조치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사면복권과 또 다른 하나는 강정마을 공동체회복에 따른 사업계획 추진"이라고 피력했다.

원 지사는 "원래 정부가 지역발전계획사업으로 국가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12년에 결정했던 그 내용이 주민들과의 동의 문제로 표류했고, 올해 1월 마을과 협의를 통해 논의한 결과 현재 총 21개 사업에 대해서 마을과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원 지사는 "기획조정실과 민국복합형관광미항 갈등해소지원단을 중심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의 적극적인 지원과 방침 위에서 강정마을에 대한 갈등 해소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부분에 대한 동력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우남 최고위원 역시 "구상권 철회는 비단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 정신을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며 "나아가 강정주민들의 특별사면도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 중국의 사드 보복, 제주관광 치명타

   
▲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급감하면서 텅 비어버린 신제주 바오젠 거리. ⓒ뉴스제주

한국 정부가 지난해 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도입을 선언하자, 중국 정부는 서서히 한국 관련 관광상품과 문화 수출에 대한 제재조치를 가하기 시작했다.

비공식적인 루트로 한류문화 상품들을 거부하기 시작했던 중국은 급기야 올해 3월 15일을 기점으로 크루즈와 항공편 등을 통한 자국 여행사에서의 모든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이러한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해 가장 타격을 입은 건 제주도였다. 당시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84%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이었기 때문에 관광지 인근 업체의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가장 큰 손해를 입은 업계는 화장품 관련 업체였으며, 중국인들을 위해 조성했다는 신제주 바오젠 거리의 상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해 8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도에 비해 무려 71%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제주를 찾았던 중국인 관광객은 215만 9006명이었으나 올해는 62만 5930명이 방문한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위기는 기회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관광실태를 개선해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중국을 벗어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광상품을 많이 개발해 시장다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실제 그러한 노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기 시작했다. 끝없이 줄어들기만 할 것 같았던 일본 관광객이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한 어딜가나 중국 관광객들로 들끓었던 제주 곳곳의 관광지가 한산해지자 오히려 내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게 되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후 10월 말부턴 한중 관계가 회복되는 듯한 조짐이 보였다. 12월엔 한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한국과 중국이 서로 관계 개선에 합의하면서 사드 보복 조치가 공식적으로 풀릴 것으로 전망됐다.

허나 중국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또 다시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11월 28일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었다. 다만, 롯데관광과 온라인, 크루즈 관광에 대해선 여전히 제한을 둔 상태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중국 산둥성 지방의 여행사들이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난감해 하고 있는 상태다. 원인조차 알려지지 않아 언제까지 이러한 제재조치가 또 다시 이어질지 알 수 없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숫자는 예년만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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