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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첫 하위 랭커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
메이저 첫 4강·최다상금·최고랭킹 모조리 갈아치워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태풍이 돌풍을 집어 삼켰다.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58위)이 메이저대회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며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갔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펼쳐진 '호주오픈'(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97위)에 한 수 위의 기량을 자랑하며 3-0(6-4 7-6<7-5> 6-3)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1회전 미샤 즈베레프(독일·35위), 2회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53위)를 꺾은 정현은 3회전에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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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첫 메이저대회 16강에 진출한 정현은 자신의 우상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 마저 꺾으며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인 샌드그렌은 이번 대회 정현 못지않은 돌풍의 주인공이다. 스탄 바브린카(스위스·8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5위) 등을 꺾으며 반란에 반란을 거듭했다.

샌드그렌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으나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자신보다 하위 랭커를 상대하게 된 정현은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경기에 임했다.

돌풍을 이어가느냐, 이변의 희생양이 되느냐의 갈림길에서 정현은 방심하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펼쳤다. 묵직한 샌드그렌의 강서브를 침착하게 받아내며 랠리를 이어갔다. 강력한 포핸드 역시 정현의 침착한 스트로크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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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코트 구석구석을 공략하며 샌드그렌의 힘을 뺐다. 20차례 이상 이어진 긴 랠리의 승자는 언제나 정현이었다.

샌드그렌보다 다섯 살이나 어리지만 오히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정현은 노련함까지 더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정현은 여러 차례 상대 범실을 이끌어냈고, 자신의 기회는 살리면서 승리를 향해 질주했다.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남겨놓고는 여유 있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승리를 자축했다.

정현은 4강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 테니스의 역사는 새로 쓰여지고 있다.이미 2007년 9월 US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한국의 메이저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데 이어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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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까지 한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 여자 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의 16강이다. 정현은 단숨에 두 단계나 뛰어 넘었다.

8강 진출로 한국 선수 중 단일 대회 상금으로는 가장 많은 44만 호주달러(약 3억8000만원)를 확보했다.

4강 확정으로 배 가까운 무려 88만 호주달러(약 7억5000만원)를 손에 쥐게 됐다. 물론 이는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2007년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테니스 최고 랭킹인 36위도 훌쩍 뛰어 넘을 전망이다. 정현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최고 랭킹인 44위에 올랐었다. 현재 58위인 랭킹은 이번 대회 4강 진출 확정으로 720점을 수확하며 기존 857점을 더해 1577점이 된다.

이는 28위에 해당하는 점수로 이형택의 36위를 넘어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30위 이내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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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거침없이 써내려가고 있는 한국 테니스의 역사, 현재진행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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