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권리와 복지

태초부터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자연의 힘은 대단하며 또한 자연이 품고 있는 것들 역시 다양하다.

울창한 숲과 깨끗한 호수, 맑은 하늘, 그 속에 더불어 숨쉬는 동물들은 바로 우리가 늘 가슴 속에 꿈꾸는 그러한 풍경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미 고도로 발달한 기계와 산업화에 둘러싸여 한 치 앞의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삭막함 속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의 의미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 인간들이 나름대로의 삶을 위하여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듯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 갈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우리 인간들이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한다면 자연이 우리에게 베풀어주는 혜택과 공존의 법칙을 무시하고 동물들이 누려야 할 권리들을 나도 모르게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될 일이다.

물질적 삶에 여유가 생기고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보편화 되어있어 동물들이 우리들의 삶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만큼 이제 그들이 잃어버렸던 권리를 되찾아 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들은 고통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고통스러울 때 어떤 느낌인지를 표현할 수 있으며 그 고통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

만약 지구 밖에서 온 외계인이 있다면 그는 지구인들의 감정과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 정도의 고통을 느끼는지 어떤 고통을 느끼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와 가장 오랫동안 가까이서 교감을 나눈 동물이라면 아마 개일 터인데 그들은 고통을 이미 겪어 보았기 때문에 배고픔이 주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이미 익히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들이 사람과 감정교류가 가능한 무엇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사람들의 감정을 바탕으로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동물을 선택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을 조금 이해한다고 해서 개가 의사전달의 부족과 서로 다른 감정표현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하여 충분하게 이해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개는 배고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이해할 수 있어도 자긍심에 대한 개념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들이 다른 동물들이 겪는 고통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실 동물들은 우리 인간들에게 생리학적, 환경적인 요구에 대하여 끊임없이 아주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그들이 느끼고 있는 느낌에 대하여는 그다지 많은 것을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들이 윤리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사람들이 동물들에게 윤리적인 의무가 있다고 하는 말과는 다르다.

동물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이 바로 인간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을 부당하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거나,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것보다 사람이 얻는 이득이 훨씬 클 경우에 실험에 동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동물들이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논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동물이 윤리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사람들이 동물들에게 부

다시 말하면 동물들도 존중되어야 할 권익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비록 동물들이 받는 권익의 침해가 동물들에게 주는 고통보다 사람에게 훨씬 많은 즐거움을 준다 해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보신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무슨 병에는 어떤 동물의 무엇이 좋다는 둥 근거 없는 얘기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80년대 이후 외국으로부터의 비난을 막기 위하여 법으로 금지했지만 아직도 야생동물의 밀매는 이루어지고 있다.

TV나 라디오에서 쉽게 그 현장들을 접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보신문화는 해외에서까지 그 추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 이상 동물들에 대한 피해와 고통을 덜어주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들이 체계적이며 조직적으로 협력하여야 할 것이며 동물보호법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인적, 물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제재가 이루어지기 전에 동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들의 권리를 인정해 주며, 보신에 대한 비과학적 믿음을 버리는 우리들의 자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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