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북두칠성'이 '검투사'를 이겼다. 우리금융(053000)지주가 만년 2등 설움을 씻어내고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금융계에서 '북두칠성'이란 별칭으로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히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뚝심이 현실화됐다. 반면 '검투사'로 통하던 황영기 전 KB금융지주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10일 오후 한 시간 차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105560)과 우리금융(053000)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연말 기준 자산 317조9000억원을 보여 316조의 KB금융을 약 2조원 차로 제치고 국내 금융지주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당기순이익은 우리금융이 1조26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 반면, KB금융은 5398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71.2%나 떨어졌다.
 
지주 형님격인 은행 부문의 수익성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9538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국민은행은 6358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신한은행의 7487억원 순익에도 못 미친다.
 
배당금도 차이를 보였다. KB는 보통주 1주당 230원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금총액이 788억9667만원에 그친 반면, 우리금융은 2861억4887만원으로 4배나 많다.(한 주당 330원, 우선주 한 주당 800원 현금배당)
 
지난해 연말 금호그룹 워크아웃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우리금융은 4분기에 7751억원, KB금융은 2500억원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사태가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면 두 금융 지주사간 실적차는 훨씬 더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의 실적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금융계 한 인사는 "우리은행이 잘했다고 보기 보단 KB금융이 잘 못 한 것"이라며 "KB는 은행 쪽 순익구조가 지나치고 포트폴리오도 다양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종휘 우리은행 행장은 최근 실적 개선 전망에 대해 "우리은행의 영업이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된 편"이라고 말했다. .
 
지난 4일 신한지주(055550)가 실적을 발표했다. 오는 11일 하나금융 실적이 나오면 시중 4대 금융지주사의 실적 발표가 일단락된다. 하나금융은 시중금융지주 중 제일 작은 3000억원대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