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도내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제주4.3의 성격에 대한 의견.

제주지역 교사들은 '제주4.3'에 대해 대부분 '학살'의 성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29일 도내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4.3교육에 대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28일까지 제주지역 초·중·고 교사 6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선 설문에 응한 교사들 중 절반 이상인 56%가 '학살'로 인식하고 있었다. 제주4.3을 '제노사이드(genocide)'로 응답한 교사가 30.8%, '학살'이라고 응답한 교사가 25.2%로 나타났다.

제노사이드는 인종이나 민족, 종교 따위의 차이로 발생한 집단 학살하는 행위를 말한다. 무차별적으로 벌이는 일반적 의미에서의 '학살'과 구분짓기 위해 1944년 법률학자 렘킨(Lemkin)이 제안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때문에 넓은 의미로 보면 제노사이드 역시 '학살'의 범주에 속한다.

나머지 44%의 응답자 중 '사건'이라고 인지하는 교사는 25%였으며, '항쟁'은 18%였다. 제주4.3을 격하시키기 위해 일부 보수단체에서 주장하는 '(무장)봉기'라고 인식한 교사는 1% 정도로 조사됐다.

이들 교사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대부분 4.3 관련 교육을 실제 진행하고 있다. 4.3교육주간에 조기를 게양하거나 묵념을 실시했다는 교사는 각각 63.4%, 52.9%로 응답했다. 현장체험에 나선 교사는 70.4%, 4.3희생자추념회 때 학생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안내한 교사도 65.3%로 나타났다. 특히, 4.3교육주간에 관련 교육을 실시한 교사는 96.1%에 달했다.

허나 4.3교육주간이 아닌 때에 4.3과 연계된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10명 중 7명이었으며, 고학년일수록 수업과의 연계가 적었다. 초등학교는 76.4%, 중학교는 65.1%, 고등학교는 61.2%에 그쳤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보급하고 있는 4.3 관련 교재에 대한 만족도에선 67.6%가 만족한다고 답했으나, 관련 자료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교사도 27.8%에 달해 보다 더 적극적인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현재 시행 중인 '4.3유족 명예교사제'를 활성화 하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의엔 52.1%의 교사가 '명예교사와 실제 4.3을 겪었던 이들이 함께하는 현장체험학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의 4.3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연구시간 확보'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가르칠 자료를 만들기 위한 시간이다. 이를 위해 행정업무를 줄이고 학교 내에서 교과수업 시간 자체가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외에도 올해 70주년이 되는 4월 3일에 '평화인권의 날'을 운영해 백일장 대회를 갖거나 유적지 탐방에 나서는 등의 프로그램에 대해선 91.8%의 교사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4.3의 성격을 '무장봉기'라고 답한 1%가량의 교사는 4.3 교육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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