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해수부와 논의 중... 대량 유출사태 없을 것

15일 중국 국가해양국 감시항공기로 찍은 사진. 이란 유조선이 침몰된 해역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중국 국가해양국 감시항공기로 찍은 사진. 이란 유조선이 침몰된 해역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동중국해에서 8만 5462톤의 유조선 산치(Sanchi)호가 침몰한 사고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는 30일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이 이란에서 출항해 충남 서산시의 대산항으로 향하던 중 홍콩 국적의 화물선 크리스탈(CF Crystal, 4만 1073톤)호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충돌 사고로 유조선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후 남동방향으로 표류하다가 서귀포 정남방향 295해리(546km) 지점의 해상에서 침몰했다. 당시 침몰된 유조선엔 15만 3200㎘에 달하는 콘덴세이트(휘발성 액체탄화수소)가 적재돼 있었다.

이 사고를 주목하던 영국 로이터 통신은 영국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스햄튼대학에서 분석한 시뮬레이션 자료를 빌어 "유출된 콘덴세이트에 의해 오염된 해양수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40일 후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해양환경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논평을 내고 "이렇게 심각한 위기상황에서도 관계당국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며 "제주자치도 역시 태평하기만 하고 대응체계 수립도 전무한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불타는 이란 유조선 산치호. 사진=뉴시스.
불타는 이란 유조선 산치호. 사진=뉴시스.

이에 제주자치도는 해양수산부의 자료를 근거로 산치호에서 유출된 콘덴세이트나 화물선의 연료유(벙커C유)로 인해 국내 연안에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제주자치도는 '콘덴세이트'에 대해 "강한 휘발성 물질이어서 응축된 상태에서 외부로 유출될 경우, 대부분 증발하기 때문에 해수오염 유발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자치도는 한국위험물검사원 및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예측한 내용을 빌어 대부분의 콘덴세이트가 소실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6일에 충돌한 후 15일에 침몰하기까지 산치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선박에 실려 있던 대부분의 콘덴세이트가 소실됐을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제주자치도는 산치호가 침몰 당시 큰 폭발 없이 침몰했기 때문에 연료유가 대량 유출되는 사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제주자치도는 연료유인 '벙커C유'의 유동점이 15℃여서 침몰해역의 수심(110M)과 낮은 수온 등을 고려하면 굳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선체파손이나 외부충격 등의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일시적 대량 유출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 침몰선박의 연료유창에 해수가 유입되면서 소량의 유분이 옅은 유막형태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렇다 하더라도 북서풍의 영향으로 인해 남동쪽으로 흘러가게 돼 우리나라 연안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혹시 제주연안으로의 유입이 있을지도 모르는 사태에 따른 대비태세를 갖추겠다고 전했다.

제주자치도는 해양수산부와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유출된 기름이 제주연안으로 유입이 우려될 시 관련 유관기관들과 합동으로 비상체제를 가동해 방제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제주도와 해수부는 1단계 감시체제와 해안방제 체제를 구축하고, 제주연안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측되는 2단계에선 해상방제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방제활동에도 불구하고 연안에 유입되는 3단계에 이르면 수산물 안전성 검사에 나서게 된다.

기름 유출의 이동방향에 대한 해양 모니터링을 위해 해경함정(5002함)과 항공기, 인공위성, KRISO의 유류유출 확산 예측시스템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해수부에서도 국내 연안의 해수를 채취해 수산물 안전성 검사도 병행해 나가고, 침몰 해역 인근에서 어획한 수산물이 도내로 반입될 경우, 수산물품질검사원을 통해 수산물 안전성 검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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