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남고자 한다면 전쟁의 기미를 없애야할 것"
100여명 시민 모여 1시간 넘게 촛불 태워.. 2월 초 범도민행동 결의대회 예고

1차 제 2공항 반대 촛불집회가 30일 밤 7시 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사진=뉴스제주)
1차 제 2공항 반대 촛불집회가 30일 밤 7시 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사진=뉴스제주)
본 집회 사전 행사로 진행된 제 2공항 앙케이트 조사. (사진=뉴스제주)
본 집회 사전 행사로 진행된 제 2공항 앙케이트 조사. (사진=뉴스제주)

영하권을 넘나드는 추위와 폭설에 한 차례 연기됐던 제 2공항 반대 촛불집회가 30일 밤 7시 시청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집회는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으로 주최됐으며, 성산읍민을 포함한 1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1시간 넘게 촛불을 태웠다. 시청 앞은 집회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제2공항 앙케이트와 선전전 등에 참여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귀눈이 왁왁하다 제2공항 설러불라"
"제주환경 파괴하는 제2공항 결사반대" 

집회 발언의 포문을 연 문상빈 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을 통해 전국토를 썩은 물로 채웠던 국토부의 탐욕이 반영된 것이 제 2공항"이라며 "제주도가 나아갈 미래와 운명은 4년짜리 별정직 공무원이 아닌 제주도민이 결정지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발언 중인 문상빈 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과 '청년성산'에서 활동 중인 대학생 한은빈 씨.
발언 중인 문상빈 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과 '청년성산'에서 활동 중인 대학생 한은빈 씨.

문 위원장 발언 뒤로는 난개발로 고통스러워하는 제주도를 형상화한 마임공연이 10여분 간 이어졌으며, 청년성산에서 활동 중인 대학생 한은빈 씨의 발언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은빈 씨는 "강정을 갔다온 후 제 2공항의 진실을 알 수 있었다"며 "강정에 들어선 해군기지와 성산에 지어질 공군기지가 소름끼치게 닮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씨는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위해 한반도와 제주를 점령하려 한다"면서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남고자 한다면 전쟁의 기미를 없애야할 것"이라며 제 2공항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측이 준비한 영상은 두 번 반복돼 재생됐다. 사회자는 "2월 10일 있을 범도민 제 2공항 반대 결의대회에 꼭 참석해달라는 의미로 반복 재생한 것"이라며 관중에게 참여를 유도했다. 

(사진=뉴스제주)
발언 중인 강원보 성산읍대책위 집행위원장. (사진=뉴스제주)

이어진 규탄발언에서 강원보 성산읍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용역재조사의 공정성에 대해 "도민의 미래가 걸리고 청년세대들의 미래를 깡그리 망가트릴 계획을 밀실해서 결정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 위원장은 "삭발과 천막농성을 감행하며 '바위'에 계란을 힘껏 던졌다"며 "용역재조사에서 정부와 제주도가 또 '아무 문제 없다' 주장하면서 '취소할 정도의 과실이 아니라는 결과'를 도출한다면 저들의 음모"라며 규탄했다.

또한 강 위원장은 "미군의 군사기지로 전락 중인 제주도가 비참하다"며 "미국의 동북아 전략 핵심기지로 제주도가 이용되고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앞으로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동안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도민과 동지 여러분이 함께 미래세대들에게 행복한 삶을 물려달라"는 당부와 함께 발언을 마쳤다.

이날 집회에는 1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촛불을 불태웠다. (사진=뉴스제주)

강 위원장 발언 이후에는 뚜럼브라더스의 노래공연과 도민 이효성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집회 끝무렵에는 참가자 전체가 참여하는 대동놀이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 김 모(33)씨는 "추운 날씨때문에 집회 분위기가 침체될까 걱정했지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다행"이라며 "2월 초에 있을 범도민행동 결의대회에도 참여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등 제 2공항 설립을 반대하는 성산읍민들은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제주 제 2공항 사업은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 추진 중으로, 국방부와 건교부(현 국토부)는 '민·군 겸용' 제주 신공항 건설을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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