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최근 미니시리즈 드라마 트렌드는 '판타지 로맨스'다. 지난해 '도깨비'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방송사들은 등장 인물들이 현재과 과거를 오가는 유사한 설정의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화유기'나 KBS 2TV의 '흑기사'가 그렇다. 또 다른 축은 스릴러다.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주요 장르가 돼 이제는 방송사가 드라마 라인업을 구성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됐다. SBS의 '리턴'이 현재 방송 중인 작품 중 대표적인 사례다.
 

 판타지 로맨스 혹은 로맨틱코미디, 스릴러는 젊은 장르다. 40대 이상 연령대보다는 10~30대에게 상대적으로 더 인기있다.

 문제는 젊은 세대의 유행을 적극 반영한 작품들을 방송사가 연달아 내보내도 시청률은 점점 더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무리 최신 트렌드가 담긴 작품을 내보내도 타겟 시청층인 10~30대가 TV 앞에 앉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주요 시청층인 40대 이상 여성 시청자는 소위 말하는 '요즘 스타일의 드라마'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와 시청자의 이같은 세대 간극을 채울 작품들이 차례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설익어서 풋풋하기만 한 '어린 사랑'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농염해지는 '어른들의 멜로'다. 김남주·지진희·김선아·감우성·오지호·한혜진·윤상현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격정 멜로에 스릴러까지…'미스티'

 종합편성채널 JTBC가 2일부터 내보내는 '미스티'(극본 모완일, 연출 제인)는 '격정 멜로'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고 앵커로 불렸던 한 여성이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와 형식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던 남편이 느닷없이 아내의 변호를 맡겠다고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남주와 지진희가 부부 호흡을 맞춘다.
 

associate_pic


 '미스티'가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의 설정이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형태라는 점이다.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스릴러적인 요소와 함께 김남주가 중심이 돼 펼치는 농익은 멜로드라마가 한 데 어우러져 어떤 세대가 보더라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여왕으로 불리는 김남주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30대 이상 여성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는 지진희가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associate_pic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의 한 장면.

◇외로운 40대들의 사랑…'키스 먼저 할까요?'

  '미스티'가 다양한 장르가 결합한 작품이라면 SBS가 오는 20일부터 방송하는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 연출 손정현)는 정통 멜로 드라마에 가깝다. SBS는 이 작품을 '리얼 어른 멜로' '좀 살아본 사람들의 서투른 사랑이야기'라고 홍보 중이다.

 그만큼 타겟 시청층 연령대가 높다는 이야기다. 출연 배우들도 대부분 40대 이상이다. 주요 출연진 중 가장 어린 박시연이 1979년생이며, 감우성(48)·김선아(45)·오지호(42) 등은 모두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다. 최근 미니시리즈 중 가장 연령대가 높은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얼마나 지지를 이끌어내느냐가 향후 유사한 작품의 제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한때 잘나가는 카피라이터였지만, 이제는 깔칠하기만 한 아재가 된 남자와 한 차례 결혼에 실패하고 직장에서는 끊임없이 권고사직 압박에 시달리다가 점점 독해져만 가는 여자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4년 '내 생애 봄날' 이후 작품 활동이 없었던 감우성의 복귀작이라는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associate_pi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출연하는 배우 한예진.


  ◇우린 어떤 부부였을까…'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MBC가 다음 달 중순부터 내보내는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 연출 정지인)는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분위기가 남다른 작품이다.

 한혜진과 윤상현이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은 한 부부가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또 잊고 살았던 것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 역시 10~30대보다는 40대 이상 시청자가 더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따뜻한 말 한 마디' 이후 4년 만에 TV 드라마로 복귀하는 한혜진과 특유의 넉살 좋은 연기로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낸 윤상현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뉴시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