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목에 92cm, 제주시에도 6cm 넘는 눈 쌓여
7일 오전까지 산간 최대 40cm, 시내권에도 7cm가량 눈 더 내릴 듯

5일 눈으로 뒤덮인 제주국제공항.
5일 눈으로 뒤덮인 제주국제공항.

제주에 지난 3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좀체 그칠 줄 모르고 3일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라산 어리목엔 1m에 가까운 92.5cm의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아라동에도 37.6cm의 눈이 쌓여 거의 고립되다시피 하고 있으며, 유수암에 21.5cm, 제주시내권에도 6cm가 넘는 적설량이 기록됐다. 성산 지역에도 8.4cm의 눈이 쌓였으나 서귀포는 2cm에 그쳤다.

제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폭설은 주로 제주도 북부와 동부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강력한 동장군이 제주 전역을 휩쓸 것으로 예고되긴 했었으나 이렇게 오래 지속되리라곤 예상치 못했다. 제주 산간엔 당초 6일까지 눈이 내린 뒤 그칠 것으로 관측됐으나, 하루 더 7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오전까지 예상되는 적설량은 산지에 최대 40cm, 이 외 지역엔 6일까지 7cm의 눈이 더 쌓일 것으로 관측됐다.

제설작업 중인 차량.
제설작업 중인 차량.

특히 밤 사이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주도내 주요 도로 역시 빙판길로 뒤덮였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수시로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눈 때문에 대부분의 모든 구간에서 체인을 장착해야만 정상적인 운행이 가능할 정도다.

1100도로(1139)와 5.16도로(1131), 비자림로(1112), 제1산록도로(1117), 첨단로 등의 도로가 소형과 대형 차량 할 것 없이 완전 통제돼 있는 상태다.

소형 차량은 도내 모든 구간에서 체인을 장착해야 하며, 체인을 장착하더라도 제2산록도로(1115)와 명림로에선 운행이 불가능하다. 대형 차량은 평화로(1135) 구간만 제외하고 나머지 전 구간에서 체인을 장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월요일 오전 출근길이 대란이다. 일주도로 곳곳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경찰과 소방차량들이 순찰을 돌며 지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선 끝없는 제설작업이 이뤄져 지난 2년전과 같은 악몽은 피했다. 다만, 전날(4일) 52편의 항공기가 결항되면서 약 250명 가량의 체류객들이 공항 내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이에 道재난안전대책본부와 공항공사 제주본부에선 매트리스와 모포, 삼다수 등을 제공했다. 항공기 지연은 324편이나 발생했다.

공항 마비 사태는 막았지만 항공편의 지연 및 결항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엔 이·착륙 방향으로 모두 윈드시어가 발효돼 있고, 강풍과 대설주의보도 여전히 유효하다. 폭설을 제외한 기상악화 상황은 낮 동안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5일 오후 2시께 해제될 전망이다.

이 때 제주국제공항에 묶였던 많은 항공기들이 빠져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일 오전 10시까지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35편가량의 항공기가 지연됐고 1편이 취소됐다.

3일째 내리는 눈으로 인해 제주도내 주요 도로가 눈에 뒤덮여 있다.
3일째 내리는 눈으로 인해 제주도내 주요 도로가 눈에 뒤덮여 있다.

많은 눈과 함께 제주도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건 강한 바람이다.

현재 제주남부 지역을 제외한 제주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6일 오전까지 계속 매우 강한 바람이 이어져 체감기온은 곳에 따라 최고 영하 10℃가량 보이는 곳도 있겠다. 남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 기온은 영하 1∼2℃를 기록하고 있다.

강한 바람도 3일째 이어지면서 제주도 인근 모든 해상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로 인해 모든 뱃길도 통제된 상태다. 다만, 낮에 기상악화가 다소 풀리면 대형 여객선은 운항 재개의 가능성은 있다.

허나 6일 오전까지 풍랑주의보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어서 뱃길 운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道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민들께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낮은 기온으로 인해 수도관 동파 등의 점검에 나서달라"며 "비닐하우스 등지에서도 너무 많은 눈이 쌓이지 않도록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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