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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경기에서 이승훈이 역주하고 있다. 이날 이승훈은 12:55.54으로 한국신기록 세웠다. 2018.02.1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과 김보름(25·강원도청)이 정반대의 분위기 속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승훈과 김보름은 24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 6차 대회 때 시범적으로 도입된 매스스타트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이승훈과 김보름이 금메달을 따면 초대 챔피언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과 김보름에게 선수들이 한꺼번에 출발해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매스스타트는 '안성맞춤' 종목이다.

 이승훈은 2017~2018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시즌 남자 매스스타트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부상을 당한 김보름은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매스스타트 동메달 1개를 따는데 그쳤지만, 지난 시즌에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월드컵 랭킹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는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수확하며 최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쇼트트랙 선수로 뛴 경험이 있어 자리싸움이나 작전 실행 능력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만 뛴 선수보다 뛰어나다. 매스스타트의 경우 다른 종목에서 선수들이 웜업을 하는 서비스 트랙까지 이용하기 때문에 코너워크가 비교적 좋은 이승훈, 김보름에게 유리하다.

 이승훈과 김보름은 매스스타트에서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매년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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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추상철 기자 = 15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00m 경기. 이승훈이 피니쉬한 후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2.15. scchoo@newsis.com

둘은 완전히 정반대의 분위기에서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도전한다.

 이승훈은 지난 11일 남자 5000m에서 5위에 올랐고, 1만m에서는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스스로는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으나 나자 팀추월에서는 후배 김민석(19·성남시청), 정재원(17·동북고)을 이끌고 은메달을 합작했다.

 팀추월까지 2만4600m를 질주한 이승훈은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이 좋아지는 모습을 자랑했다. 매스스타트에서 레이스 후반에 스퍼트를 올려 대역전극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하는 이승훈은 5000m와 1만m, 팀추월에서 모두 빼어난 막판 스퍼트 능력을 자랑했다.

 남자 5000m에서 3400m 지점부터 결승선까지 랩타임이 29초대였고, 1만m에서도 꾸준히 31초대, 30초대 기록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한 바퀴를 29초74에 주파했다.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꿈꿨던 이승훈은 매스스타트에서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허리 부상을 당한 김보름은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평창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한 훈련 부족 탓에 여자 3000m에서 4분12초79로 18위에 머물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김보름은 3000m 13위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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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 출전 중인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선수가 20일 오후 강원 강릉시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지하 2층 기자회견장에서 전날 끝난 팀추월 예선 결과 후 일어난 선수들 간 불협화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눈을 감은 채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2018.02.20. photo31@newsis.com

게다가 노선영(29·콜핑팀), 박지우(20·한국체대)와 함께 나선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3명이 나란히 달리는 팀추월에서는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주자의 기록으로 순위를 매긴다. 3명이 호흡을 맞추며 레이스를 운영해야한다.

 하지만 지난 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 박지우만 마지막 바퀴에서 앞으로 치고 나갔다. 마지막 순서로 달리던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고, 노선영은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를 마친 후 김보름이 방송 인터뷰에서 동료를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해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김보름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감독은 기자회견에 나서 해명했다. 김보름은 "뒤를 못 본 내 잘못"이라고 말했고, 백 감독은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에서 3번째로 달리는 작전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선영이 "작전을 말한 적이 없다"고 김보름과 백 감독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 논란만 더욱 커졌다.

 일련의 논란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버려야 김보름은 자신이 꿈꾸던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품에 안을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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