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서 10가지 공약 밝혀
"당분간 어느 시점까진 개발하지 않겠다" 공언

더불어민주당의 박희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자신이 도지사가 되면 당분간 제주에서 개발 정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제주특별법을 완전 바꾸고, 제주도를 중립지대로 만들어 북한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친환경 농법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켜 제주 지하수를 오염으로부터 지켜 가겠다고도 했고, 선박최고운임제 도입 등 10가지 공약사항을 내걸었다.

박희수 예비후보는 27일 오후 7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박희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27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박희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27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예비후보는 "그동안 10번이나 선거를 치렀다. 저보다 선거를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30년 전 제주도개발특별법이 시행됐지만 개선하지 못한 대표적인 것이 임금수준이다. 예나 지금이나 대한민국 꼴등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예비후보는 "그간 특별법으로 외국인들에게 땅을 팔고 건물을 많이 짓고 다 했지만 놀랍게도 도민소득 수준은 특별법을 시행하지 않는 곳보다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며 "그렇게 많은 개발을 했는데도 이렇다는 건 특별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예비후보는 "어느 도지사도 그동안 이 특별법에 대한 올바른 고민을 하고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며 "정치를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제가 여기서 멈추면 누가 과연 이 잘못된 길을 바로 잡을 것인가하는 생각 때문에 또 다시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말로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당분간 어느 시점까지 개발 위주의 정책을 중단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박 예비후보는 "물론 개발할 가치가 있는 곳은 해야겠지만 호텔과 골프장, 위락시설이 남아돌고 있다"며 "중산간 이상을 망쳐 놓는 정책이나 토지를 외국에 팔아 넘기는 정책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예비후보는 제주도를 비무장 지대로 만들어 정치적인 중립의 자치 섬으로 만들겠다고도 덧붙였다.

박 예비후보는 "미국의 트럼프나 중국 시진핑, 일본 아베의 한 마디에 기가 죽어야 하는 나라가 됐다"며 제주를 핀란드령의 올랜드라는 섬처럼 영세 중립지대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박 예비후보는 "제주에서 북한의 행정이나 사회, 문화예술, 학술, 스포츠를 할 수 있도록 해서 남북한이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면 세계 유일의 평화의 섬이 될 것"이라며 "그러면 자연스레 세계 관광이 제주로 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미 다른 외국의 섬에서 이뤄진 것이라 꿈 같은 얘기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희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27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희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27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런 뒤, 박 예비후보는 제주의 지하수 정책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개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1인당 2000만 원 지원하는 전기차 정책으로 하늘을 깨끗하게 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 황사가 한 번 불면 보람이 헛되게 된다"며 지하수 보전 정책에 더 많은 공을 쏟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박 예비후보는 쿠바의 친환경 농법의 예를 들었다. 박 예비후보는 "1980년대부터 시작한 쿠바의 친환경 농법은 이제 완전히 자리 잡았다"며 "쿠바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도 그렇게 가야한다. 그래야만 지하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예비후보는 지하수를 지키기 위해 도내 모든 골프장에서 이용되는 지하수 원수대금을 대폭 상향시키고 빗물을 이용해 스스로 공급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도 전했다.

이어 박 예비후보는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공약도 내걸었다. 박 예비후보는 "도내 400곳의 사회복지시설 대부분의 종사자들은 도비와 국비 지원을 받아 급여가 지급되고 있는데 더 이상 이렇게 방치해선 안 된다"며 "예산을 더 투입해 준공무원 수준에 맞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 밖에도 박 예비후보는 선박최고운임제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박 예비후보는 "타 지역 섬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5000원이면 가능하다. 제주도만 이 혜택을 못보고 있다"며 "우선 당장 7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재원 마련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자, 박 예비후보는 "현재도 헛되게 쓰이는 예산이 굉장히 많다"며 "상공인 골프대회에 억 단위로 혈세가 지원되는데 왜 거기에 도민 세금을 지원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박 예비후보는 "그런 돈만 거둬들여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며 "처음엔 고령자를 우선으로 해서 기초생활수급자나 청소년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제2공항에 대한 질문이 던져지자, 박 예비후보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예비후보는 "과연 제주에 공항 2개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대규모 공항 들어서면 현 공항 주변 상권은 어떻게 할 것이냐. 충분한 대안과 지역주민들의 동의, 타당성이 확보된 다음에 하겠다고 해야지 무턱대고 지금처럼 억지로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예비후보는 "도지사가 되면 제2공항 입지선정으로 이득을 본 업체와 관련 당사자들을 전부 다 찾아내서 반드시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런 공약들이 설령 제가 아니어도 좋다. 제가 당선되기까지 능력이 부족해서 선택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른 도지사가 이 공약 받아서 도민들을 위해서 획기적으로 실현해 그런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내 경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박 예비후보는 지난 총선 얘기를 꺼냈다.

박 예비후보는 "지금 당내 경선을 치를 예정인 3명 모두 총선 나갔다가 낙선했던 분들"이라며 "선가가 끝나고 저는 제 발로 (당선된)강창일 후보 사무실로 찾아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제 선거보다 열심히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예비후보는 "헌데 안타깝게도 김우남 후보는 일주일 지나서 와줬고, 문대림 후보는 그보다 한참 지나서 왔던 걸로 기억한다"며 당내 경선을 치를 후보자들을 겨냥해 비난의 칼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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