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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감독 김기덕(58)과 배우 조재현(53)이 함께 작업했던 여성 배우들을 성폭행·성추행했다는 폭로가 터져나왔다.

 세 명의 여성 배우는 6일 오후 MBC TV 시사·고발프로그램 'PD 수첩'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에 출연, '김 감독이 상습적인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았고 조재현도 가담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김 감독과 조씨가 수사를 받거나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억울하고 답답했다. 더는 이런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 A씨는 "영화 '뫼비우스'(2013)를 찍다가 김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응하지 않아 얻어맞았고, 촬영 이틀 전에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본 리딩 첫 날 김 감독이 다른 여성과 함께 셋이서 성관계를 맺자고 했다"며 "도망치듯 빠져나온 뒤 김 감독이 전화로 '나를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하지 못하겠다'며 해고 통보를 했다"고 했다. A씨는 이에 김 감독을 고소했으나 법원은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했다.

 또 다른 배우 B씨는 김 감독의 영화에 캐스팅이 확실시됐지만, 직접 만난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황당한 성적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B씨는 2시간 가까이 이어진 김 감독의 성적인 이야기를 듣다가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뛰쳐나온 뒤 그길로 영화계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C씨는 촬영 현장에서 김 감독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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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한 것은 물론 조재현에게도 같은 일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조재현의 매니저 또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감독은 촬영 전부터 성폭행을 시도했다. 촬영장 합숙 장소에서는 김 감독과 조재현이 밤마다 번갈아가며 방문을 두드렸고 결국 강압적으로 성폭행했다. 다른 단역배우와 성관계한 것을 자랑처럼 늘어놓은 적도 많다"고 말했다. 또 조재현의 당시 매니저 또한 '일을 봐주겠다'며 성관계를 맺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C씨는 이후 한 여성단체에 상담했으나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좌절했고 숨어 지냈다고 했다. 그는 "김 감독과 조씨가 상 받고 TV 나오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온몸이 떨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와 관련 제작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키스를 한 적은 있다. 이 점은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 동의없이 그 이상 행위를 한 적은 없다.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만나고 동의 하에 육체적 관계를 가진 적은 있다.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부끄럽지만 강제로 관계를 맺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조재현은 "조사에 들어가면, 그 때 말하는 게 맞겠다. 사실을 근거로 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굉장히 패닉 상태다. 기사에 나온 것들이 너무나 사실과 다른 것들로 왜곡되서 들려오는 것도 많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과 조재현은 '악어'(1996) '야생동물보호구역'(1997) '섬'(2000) '수취인 불명'(2001) '나쁜남자'(2002) '뫼비우스'(2013) 등을 함께 작업했다.

 한편 이날 방송 이후 김 감독과 조재현이 함께한 '나쁜남자' '뫼비우스' 등에 '평점 테러'(일부러 가장 낮은 평점 부여)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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