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후생복지회 해산 두 달, 제주도정은 수수방관
한라산 후생복지회 해산 두 달, 제주도정은 수수방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8.03.09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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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제주 "일방 해고로 내쫓긴 10명, 복직시켜라" 요구
노조 측 "매점 수익금 제주도정에 부당 세입돼 왔다" 주장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가 지난 1월 10일 해산되면서 10명의 노동자가 일방 해고된 지 2달 여가 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는 9일 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으로 해고한 10명을 제주도정이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전원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덕종 민주노총제주지부장은 "후생복지회의 실제 사용주는 제주도정"이라며 "복지회 해산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건 해고된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한라산을 찾는 모든 탐방객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덕종 지부장은 "그간 한라산 윗세오름과 진달래밭, 어리목의 대피소에서 탐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왔지만 물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있다"며 "아무런 죄 없는 탐방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덕종 지부장은 "도정에선 지금이라도 탐방객들에게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해고된 노동자들을 모두 원직 복직시켜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가 해산된 지 2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가 해산된 지 2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는?

후생복지회는 지난 1990년에 설립돼 운영돼 왔다. 후생복지회의 구성원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일반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 청원경찰과 후생복지원, 10개월 이상의 상시근로자 등으로 구성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발령되면 자동으로 회원이 되며, 반대로 퇴직하거나 전출되면 회원자격이 상실된다.

해산되기 이전까지 회원은 총 74명이었다.

후생복지회 구성원들이 대부분 공무원들이었기에 대피소 매점을 직접 운영할 수 없어 노동자들을 별도로 고용했다. 후생복지회 회원 74명 중 10명이 이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후생복지회가 사업자등록이 안 돼 있는 임의 단체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후생복지회는 이들 10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4대 보험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명의로 가입시켜야 했다.

이들 10명 노동자에겐 매점 운영 수익금으로 급여가 지급됐다.

민주노조 측에선 "월급제가 아닌 시급제였기에 최저임금이 오르게 되자 이들을 일방 해고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산되기 이전의 후생복지회 측에선 "최근 적자가 누적돼 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노동자들을 제외한 후생복지회 회원 64명은 모두 공직자들이었기 때문에 적자가 지속되면 복지회 회원인 공직자들에게 부담이 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올해 적자액이 4억 5000만 원 정도 예상됐기에 이는 복지회원 1인당 600만 원의 채무부담금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허나 노조 측에선 "연평균 5000만 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 왔다. 이제껏 적자를 기록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노조 측은 "형식적인 고용주는 후생복지회이지만 실질적 사용주는 제주도이기 때문에 제주도 소속이어야 한다"며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문제의 책임은 후생복지회가 아닌 제주도정에게 있다는 취지의 소송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정은 현재 "재판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만 내보이고 있을 뿐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 않다.

결국 노조 측은 지난해 10월 28일에 전면 파업을 선언했고, 매점 운영이 중단되자 후생복지회는 올해 1월 10일에 정기총회를 열어 찬성 62명, 반대 11명, 기권 1명으로 자체 해산시켜 버렸다. 이에 따라 10명의 노동자들은 자동 해고됐다.

공공운주노조 제주본부는 지난 1월 10일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가 해산되면서 매점 근로자들이 집단 해고됐으나 아직도 해고에 따른 퇴직금 등의 관련절차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공공운주노조 제주본부는 지난 1월 10일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가 해산되면서 매점 근로자들이 집단 해고됐으나 아직도 해고에 따른 퇴직금 등의 관련절차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 10명의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1인당 1000만 원?

이들 10명의 노동자들은 지난 2015년에 노조를 결성하고 그 다음해에 월급제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노조 측은 "근로규약에 최저시급으로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각종 수당을 모두 다 합한 급여조차도 최저임금에 미달한 채 지난 2016년까지 받아왔다"고 밝혔다.

게다가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휴일근무수당과 주휴수당, 연차수당 모두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후생복지회 측에서 해고통지와 4대보험 가입자 자격상실 신고도 하지 않아 해고자들이 실업급여도 못 받게 했다며 지난 2월 7일에 조합원들이 고소하자, 그 때서야 해고예고통지를 발송했다. 그 때가 2월 9일이며, 이는 이미 후생복지회가 해산된 지 1달가량 지난 후다.

# 제주도정, 후생복지회 관련 각종 불법 저질렀다?

민주노조는 "후생복지회의 예·결산 자료를 보면, 제주도정이

법적 근거 없이 수십 년 동안 제주도정에 부당세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설명대로라면, 매점 운영으로 발생한 매년 수익금 중 4000∼5000만 원 가량을 세외수입으로 넣은 뒤 나머지 금액을 운영경비로 사용해왔다는 주장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후생복지회는 명백히 제주도정 산하 기관이 돼야 한다.

또한 이들은 "아무런 근거 없이 단 한 푼의 임대료도 받지 않고 후생복지회에 공유재산을 무상 임대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불법적 특혜"라고 말했다. 무상임대를 했다는 건 한라산 내 각 대피소를 말한다.

민주노조가 밝힌 또 다른 불법행위는 진달래밭 대피소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의 것이 아니라 문화재청의 국유재산이라는 점이다.

문도선 공공운수노조제주지부장은 "최근 확인된 사실에 의하면 진달래밭 대피소는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가 문화재청으로 기부 체납한 국유재산으로 확인됐다"며 "그간 매점운영에 대해 문화재청이 인지하거나 허가한 바 없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공운수노조에선 국유재산관리법 위반으로 관련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도선 지부장은 "이 모든 문제는 제주도정이 임의단체(후생복지회)에 떠넘겨 왔기 때문"이라며 "대피소 매점은 공익적 목적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기에 제주도정이 책임져야 해소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주도정은 현재 이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으며,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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