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관리지역 지정 59개소로 축소, 23일 고시
악취관리지역 지정 59개소로 축소, 23일 고시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8.03.21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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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 금악리 등 11개 마을에 위치한 59곳 양돈장 지정
37곳은 지정 유보, 아직 조사하지 않은 195곳 포함 9월까지 2차 검토
지난해 9월 17일 축산분뇨 무단 방류 사태와 관련해, 전성태 행정부지사와 김양보 환경보전국장,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 등 관계 공무원들이 고개를 숙여 사죄하고 있는 모습. 아래는 계속 밝혀지고 있는 가축분뇨 무단배출 실태 현장.
지난해 9월 17일 축산분뇨 무단 방류 사태와 관련해, 전성태 행정부지사와 김양보 환경보전국장,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 등 관계 공무원들이 고개를 숙여 사죄하고 있는 모습. 아래는 계속 밝혀지고 있는 가축분뇨 무단배출 실태 현장.

축산폐수의 무단배출로 제주 지하수가 오염되는 문제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23일자로 도내 59개 양돈장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고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1월 5일에 96곳의 양돈장을 악취관리지역 지정 대상에 놓고 고시일자를 고심해 왔으나, 양돈업계의 잇따른 반발로 59개소로 줄였다. 지정면적은 총 56만 1066㎡다.

제주시 지역은 한림읍 금악리와 상대리, 명월리, 애월읍 고성리와 광령리, 한경면 저지리, 구좌읍 동복리, 노형동(해안동) 지역 53개소이며, 서귀포시에선 대정읍 일과리와 남원읍 의귀리, 대포동 지역의 6개소 양돈장이 포함됐다.

이들 59곳의 양돈장은 3월 23일 이후 6개월 이내에 악취방지시설 계획서를 관할 행정시에 제출해야 하며, 그 계획대로 1년 이내(2019년 3월 22일)에 악취배출시설을 설치해 신고해야 한다.

지정이 유보된 37곳은 행정권고에 그치는 조치를 받게 됐으며, 추후 진행될 악취현황 조사에서 또 다시 기준을 초과하면 추가로 지정될 수 있게끔 했다.

# 96곳에서 왜 59곳으로 줄었나

제주자치도는 당초 96곳에서 59개소로 줄어든 데엔 양돈농가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시인했다.

악취방지법에 의한 기준을 초과한 곳이 96곳이었으나, 제주자치도는 초과율이 31% 이상인 곳만 악취관리지역으로 포함시켰다. 30% 이하인 37개소는 지정 유보키로 했다.

이에 대해 박근수 생활환경과장은 "업계에선 지정에 따른 개선에 어려운 점이 많아 양돈 산업이 위축될 수 있어 지정을 유예해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었다"며 "측정 결과에서 단 한 번 초과된 곳도 지정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30% 이상만 지정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돈업계의 반발로 청정을 사수하겠다던 원희룡 제주도정의 강력한 의지가 한 풀 꺾인 셈이다.

제주도정은 이러한 조치를 보완하고자 오는 4월에 '제주악취관리센터'를 설립하고 악취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정 유보된 37곳과 아직 악취현황 조사를 받지 않은 195곳의 양돈농가에 대해 올해 9월까지 '축산 악취현황 조사'를 다시 실시해 악취관리지역을 추가 지정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2차 조사에서도 강화된 악취배출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 59곳을 30% 이상 초과된 지역만 선정했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2차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마찬가지의 기준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도 관계자는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 결정할 일이지만, 앞서 지정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더욱 강화된 조치가 아니라 완화된 조치가 이어질 것임을 인정했다.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제주지역에서 처음 시행되는 악취관리지역 지정이니만큼 악취저감정책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봐달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허나 양돈업계가 반발했다고 해서 고무줄처럼 늘어지는 악취배출 기준으로 제주청정을 사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가축분뇨 무단배출로 이미 제주 지하수는 치명상을 입고 있다. 양돈장 주변 주민들이 겪는 악취 고통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원희룡 지사는 "양돈업계의 퇴출까지 고민했던만큼 강력한 대책을 발동하겠다"고 했었다. 제주자연의 청정과 공존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겠다던 당초 취지가 퇴색되는 형국이다.

한편, 이날 브리핑 시간에 맞춰 도내 양돈업계 관계자 50여 명이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하고 "사전에 알려주겠다고 했으면서 이럴 수가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제주도정은 악취관리지역 지정 하루 전에 이를 업계에 통보하겠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양돈업계 관계자들이 제주도청에 몰려 들어 "하루 전에 알려주겠다면서 왜 말이 없었던 것이냐"고 항의한 것이다. 이들은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 관계자는 "이날은 브리핑일 뿐, 고시가 23일에 있을 예정이니 내일(22일) 통보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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