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처음 참석"
지난 2006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방문 사실 부정한 듯한 발언 일삼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는 모습(왼쪽). 원희룡 지사는 2일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와 '추념식'을 굳이 구분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추념식에 참가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는 모습(왼쪽). 원희룡 지사는 2일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와 '추념식'을 굳이 구분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추념식에 참가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일 제주4.3과 관련,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내뱉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는 건 역대 대통령으로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발언했다.

허나 현직 대통령으로서 제주4.3 희생자 추념식(혹은 위령제)에 방문한 건 지난 2006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에 방문하면 두 번째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 사회자(양지열 변호사)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내일 참석하면 9년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을 하게 되는 것이냐"고 묻자 원 지사는 "9년 만이 아니고 역사상 처음으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4.3추념식이 아니라 지난 2003년에 제주를 방문했을 때 국가원수로서 공식사과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사실이다. 故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제1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제주를 방문한 것은 맞으나 그 이후 2006년에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해 공식 사과를 전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4월 3일, 故 노 전 대통령은 제주4.3평화공원에서 "무력 충돌과 진압의 과정에서 국가권력이 불법하게 행사됐던 잘못에 대해 제주도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말했었다.

2006년은 현직 대통령의 첫 참석이자 첫 사과였기에 이를 모를 수가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문대림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는 곧바로 비판성명을 냈다. 문대림 예비후보는 "원 지사가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며 "생각없이 사는 것 같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날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위령제가 아닌 추념식으로서 처음 방문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던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는 66주기(2014년)부터 국가가 주관하는 국가추념일 행사로 치러졌다"며 "원 지사가 4.3위령제를 공식 4.3추념식으로 격상시킨 이후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4.3희생자 '위령제'와 '추념식'을 구분해 답변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대 대통령 최초'라는 타이틀을 이렇게 굳이 '추념식'과 '위령제'를 구분지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를 보면, 원 지사가 자신의 재임시절에 '국가추념식'으로 지정됐기에 그러한 공적을 홍보하고자 한 발언이 아니었겠느냐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문 예비후보는 원 지사의 이 발언을 두고 "제주4.3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목"이라고 힐난했다.

또한 문 예비후보는 "게다가 지방선거를 위해 4.3때 행방불명 된 일가친척까지 거론하며 동정표를 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예비후보는 "최근 원 지사가 자신의 팬클럽인 '프랜즈원'을 통해 '원희룡에게 4.3이란' 셀카 동영상을 보냈다"며 "동영상을 보면 원 지사가 표석 앞에 무릎꿇고 헌화하면서 '이념 때문에 편 갈라 서로를 죽이는 그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감성에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예비후보는 원 지사의 과거 행적을 다시 들춰내며 "가식적인 행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예비후보는 "(원 지사는)지난 2008년에 안상수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폐지 법안에 공동발의로 참여했었고, 3선 국회의원 12년 동안 단 한 번도 제주4.3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문 예비후보는 "그랬던 그가 4.3공원을 갑작스레 찾아가 찍은 셀카 동영상을 자신의 선거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비록 원 지사의 일가친척이지만 고인을 비롯해 4.3 영령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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