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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초 미라지(캘리포니아)=AP/뉴시스】 박인비


'ANA 인스퍼레이션' 8차 연장 역대급 명승부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1박2일에 걸쳐 8차 연장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8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 8차 연장전에서 파를 기록해 버디를 한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에 우승을 내줬다.

대회 사상 첫 손에 꼽을 만한 연장 명승부였다. 두 선수는 전날 4차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현지 시간으로 1일 오후 7시30분에 일몰로 경기가 다음날로 순연됐다.

하루 뒤 현지 시간 오전 8시 5차 연장이 재개됐다. 메이저 8승을 노리는 박인비와 데뷔 첫 우승에 도전하는 린드베리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이어갔다.

5차 연장은 앞선 18번 홀(파5)에서 있었던 4차 연장까지와는 달리 10번 홀(파4)에서 진행됐다. 린드베리의 중거리 버디 퍼팅이 홀 컵 바로 앞에서 멈춰서며 박인비가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박인비의 버디 퍼팅도 짧게 형성되며 17번 홀(파3)로 옮겨 6차 연장 승부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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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의 티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들어가며 위기를 맞았다. 린드베리의 티샷도 그린 옆 러프에 떨어졌다. 위기의 순간에도 박인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이 홀컵을 지나쳤다. 다소 부담스러운 파 퍼팅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린드베리를 압박했다.

박인비보다 짧은 거리지만 린드베리 역시 쉽지 않은 파 퍼팅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물러서지 않았다.

전날 5차례나 경험했던 18번 홀(파5)로 돌아와 7차 연장에 돌입했다. 린드베리가 투 온에 성공했지만 이글을 하기에는 상당한 거리를 남겼다. 박인비는 세 번째 샷을 홀대 2m 거리에 붙이며 버디 기회를 잡았다.

두 선수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파에 그쳤다. 다시 10번 홀(파4)로 돌아와 치른 8차 연장에서 두 선수는 5차 연장 때와 비슷한 위치에 공을 떨어뜨리며 버디 기회를 잡았다.

앞서 퍼팅이 짧게 형성되며 버디를 놓쳤던 린드베리가 이번에는 과감한 퍼팅으로 버디를 잡았다. 반면, 박인비는 버디 퍼팅을 실패하면서 파에 그쳐 우승을 내줬다.

이달 초 '뱅크 오프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부활을 알린 박인비는 지난 2013년에 이어 5년 만에 대회 우승과 함께 불과 한 달 만에 우승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LPGA투어 통산 20승, 메이저 통산 8승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역대 연장전 전적도 7전 3승 4패로 5할 승률에 못 미치게 됐다.

2010년 데뷔한 린드베리는 9년 만에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여자골프 현역 최강인 박인비를 꺾고 극적인 우승을 일궈 우승 상금 42만 달러(약 4억4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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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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