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 희생자 추념식, 역대 대통령 두 번째로 방문... 재차 사과 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06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역대 두 번째 현역 대통령 신분으로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4월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개최된 '제70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기를 지나 12년 만의 현직 대통령의 방문이다. 이미 故 노 전 대통령이 과거 2006년에 제주4.3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재차 사과의 발언을 남겼다.
추념사 발언에 앞서 문 대통령은 행방불명인 묘역을 먼저 방문했다. 그곳에서 잃어버린 가족의 묘역 앞에서 참배하는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한 뒤, 메인 무대로 이동해 헌화한 뒤 추념사를 읊었다.
문 대통령은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여러분들은 '이 땅에 봄은 있느냐'고 70년 동안 물었다"며 과거 제주에서 제주4.3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던 많은 이들의 노고를 일일이 열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1960년 4월 27일 관덕정 광장에서 제주청년 학생들이 3.15 부정선거 규탄과 4.3의 진실을 외쳤다"며 그 이후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등 많은 단체들이 4.3을 보듬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제주4.3을 소설이나 시, 노래, 영화 등 문학으로 승화시켜 이를 알리려던 노력들도 있어왔음을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 <화산도>, 이산하 시인의 <한라산>,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조성봉 감독의 다큐멘터리 <레드헌트>,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 故 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는 세월>, 가수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됐다"며 "제주도민과 함게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알려준 분들이 있어 4.3은 깨어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다"며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의 성과였던 '4.3진상규명 특별법' 제정과 '4.3위원회' 구성,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및 제주도민께 사과한 사실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며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진상을 제대로 밝혀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유해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하고, 배·보상과 국가 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