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관위 주최,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토론 11일 개최
출마의 변, 정책 토론, 원희룡 도정 평가, 후보 검증 난타전 이어 덕담으로 마무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주최로 당 내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토론회가 11일 오후 2시 JIBS 공개홀에서 개최됐다.

녹화방송으로 진행됐으며, 이날 오후 7시부터 방송됐다.

토론회 사회는 제주대학교 김경호 교수가 맡았으며, 각 후보의 출마의 변, 정책공약 발표에 이은 상호 토론,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 후보 검증 난타전에 이어 상대후보에 대한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토론회 방송화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토론회 방송화면.

# 출마의 변

김우남 예비후보는 "전 세계와 대한민국이 제주를 주목하고 있다. 제주의 인문학적 가치와 환경적·생태적 가치에 열광하고 있고, 1500만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보물섬이 되고 있다"며 "제주도를 일약 발전시키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예비후보는 "제겐 지키고 싶은 제주의 역사와 만들고 싶은 제주의 미래가 있다. 품격있는 제주를 만들고 싶다"며 "소득이 증대되고 문화와 역사와 복지가 충만하고 청정 환경이 유지되고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그런 제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문대림 예비후보는 "제주도의 미래가 당당하고 밝았으면 좋겠다. 청와대 정부에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힘 있는 도지사가 되겠다. 문재인 정부의 핫라인 제주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예비후보는 "도민과 호흡하고 발로 뛰겠다. 친구같은, 이웃같은, 머슴같은 도지사가 되겠다. 제주의 정체성을 지키고 도민성장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며 "독선과 불통이 만들어 낸 지역사회 갈등을 해결하고, 도민과 함께 크게 웃는 제주, 풍요로운 제주를 도민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전했다.

# 핵심공약 및 정책에 대한 상호 검증

출마의 변에 이어 각 후보 간 핵심공약을 발표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한 검증에 나서는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에도 김우남 예비후보가 먼저 나섰다.

김우남 예비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청년 임대주택 건설 ▲면세특구 확대 ▲1차산업 육성을 위한 직불제 확대 ▲제주항을 크루즈 모항으로 하는 국제선사 유치 등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문대림 예비후보는 크루즈 모항과 직불제 확대 부분을 토론의 주제로 삼았다.

문 예비후보는 "제주항이 모항의 기능을 하려면 우선 기반시설 정비가 우선"이라고 지적했고, 김 예비후보는 "모항 수준의 유치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공약"이라고 맞섰다.

이어 직불제에 대한 토론에서 문 예비후보는 "김 후보가 많은 역할도 했지만 논 농업에 비해 밭 농업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예비후보는 "제가 아니었으면 제주도 직불금은 불가능했다"며 "밭 농업의 경우엔 전국에서 제주 포함 3곳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논 농업 중심이었고, 그걸 제가 밭 농업으로 가져왔고, 2020년까지 7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엔 문대림 예비후보가 자신의 주요공약을 발표했다.

문 예비후보는 ▲제주에 아시아인권재판소 유치 ▲기초자치단체 모형 부활 ▲탐라대 부지에 테크노파크 이전 ▲서귀포의료원 의료수준 대폭 향상을 약속했다.

김 예비후보는 문 예비후보가 토론회 현장에서 거론하지 않은 문 예비후보의 다른 공약에 대해 질문을 가했다. 김 예비후보는 문 예비후보의 △녹색 직불제의 개념 △소득 위주 성장의 정체성 △무상의료 및 무상출산 △농업소득에 대한 철학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문 예비후보는 "직불제에 대해선 김 후보보다 전문적이지 못한 건 사실이나 환경적 차원에서의 직불제라고 보면 된다"며 "소득의 영역을 민과 관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공적 영역에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예비후보는 "최저임금 향상과 생활임금을 더 확신시키고 여기에 사회적 기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뒤 문 예비후보의 무상의료와 무상출산 공약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문 예비후보는 "7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무상의료다. 650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이 분들의 그간 제주사회를 위해 헌신한 노고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의 액수를 투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

정책토론에 이어 사회자는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고 각 예비후보에게 주문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김우남과 문대림 예비후보가 맥을 같이 했다.

먼저 김우남 예비후보는 "어제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서 당으로부터 '기회주의자'라고 지적받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까웠다"며 "원희룡 도정을 '잃어버린 4년'이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예비후보는 "정치인 원희룡은 있었지만 제주도지사 원희룡은 없던 불행한 시대였다"며 "서울시장 나올 땐 서울사람이라고 하더니 제주에 오니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자신을 제주의 아들이라고 했다. 정책보단 이미지로 사는 것 같아 안타깝고 제주도청이 중앙정치만 내다보는 망경루나 연북정이 되선 안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문대림 예비후보 역시 김 후보의 의견에 동조했다. 문 예비후보는 "준비 없이 된 도지사이자 도민에 대한 성의와 철학이 없었고 성과도 없었다"며 "모든 정책 집행 과정에서 도민들을 정책결정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생각하고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지역 갈등만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예비후보는 "도민과 소통하고 공감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도 소통이 매우 부족해 제주를 고립시켰다"며 "이미 예견됐던 인구와 관광객 증가에 대한 대비도 못하고 허둥지둥하면서 제주환경이 깨졌다. 이번에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 후보 도덕성 검증을 둘러싼 상대 후보에 대한 난타전

이날 토론의 핵심인 상호토론 시간엔 역시나 문대림 예비후보에게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도마에 올랐다.

김우남 예비후보가 먼저 문대림 예비후보에게 유리의성과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유리의성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 때, 2017년 청와대 들어가면서 알았다고 하지 않았나. 진짜 그 때 안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문대림 예비후보는 "애초에 착오에 의한 재산 항목에 오류가 있었고 그게 몇 년간 이어지다가 지난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회계책임자가 발견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예비후보는 "그러면 기자회견 때 그렇게 답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김 예비후보는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빗대 "닉슨 대통령이 탄핵 당한 이유는 도청한 사실 때문이 아니라 도청한 적 없다는 거짓말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한 지적에 문 예비후보가 "제가 백지신탁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출자금 명목으로 올렸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자, 김 예비후보는 "주식회사 주식과 합자회사 지분을 모른다고 하면 되나. 법과대학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문 예비후보는 "안 나왔다"고 받아쳤다.

송악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김 예비후보가 파고들었다. 김 예비후보는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3건의 부동산 매입이 있었고, 선거 때마다 개발지역으로 고시 공약을 했다. 부동산 업자와 경매 물건을 협의매수 한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문 예비후보는 "지금 발언 법적으로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역공에 나섰다. 그러자 김 예비후보는 "책임지겠다. 5억 원이나 수익을 올렸다면서 서민경제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또한 김 예비후보는 문 예비후보가 과거 총선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부분과 원희룡 도정 출범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선 유일하게 인수위 상임고문에 위촉된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문 예비후보에게 당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물었다. 이어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한꺼번에 많은 질문이 제기되자, 문 예비후보는 논문 표절 의혹부터 해명에 나섰다. 문 예비후보는 "24년전 석사학위 때 단행본 107권을 참고했다. 인용하는데 있어 부적절함이 있었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책임이 있다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예비후보는 "카피킬러라는 장치가 있는데 제 논문을 돌려보니 카피율이 15% 정도 나왔다. 그런데 김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내놓은 정책자료집을 돌려보면 표절율이 35% 이상 나오더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그러면 문 후보가 내놓은 정책은 모두 본인 머리에서만 나오느냐"며 "국회 보좌관 시절 겪어봤으니 잘 알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문 예비후보는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예비후보의 주도권 토론에 이어 문 예비후보 순서로 넘어오자 문 예비후보는 지난 7일 김 예비후보 측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문제 삼았다.

문 예비후보는 "당시 논평에서 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적시했는데, 제가 그걸 보고 피눈물을 흘렸다"며 "도민들이 이걸 다 보고 난 후에야 사실과 다르니 정정요청한다고 문자를 돌렸더라"고 말했다.

이어 문 예비후보는 "법적 대응으로 나설려다가 도민 보기가 부끄러워 참았다"며 "경쟁 후보에게 인격살인이나 다름없는 논평을 냈다가 제게 직접 사과를 한 것도 아니고 5시간이 지난 후에야 문자를 보낸 건 무슨 경우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는 "저는 몰랐던 사실"이라며 "오늘 토론회 끝나고 확인해서 책임질 게 있다면 책임지겠다.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말을 표명하겠다"고 답하며 한 발 물러섰다.

문 예비후보는 자신에게 가해진 여러 의혹들에 대해 김 예비후보가 직접 중앙당으로 찾아가 별도의 문서를 제출한 사실에 대해서도 "공관위원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료 제출하는 건 불공정한 일이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자 김 예비후보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가지고 중앙당에 가서 서류만 제출한 거다. 공정하게 검증해 달라고 한 게 잘못된 것이냐"며 "(문 후보는)토론회를 거부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문 예비후보는 "제가 언제 토론회를 거부했나. 제가 자료들 모아서 중앙당에 이걸 조사해 달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느냐. 이게 공정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예비후보는 "제가 인정하는 건 유리의성과 관련해 재산항목 분류에 대한 오류다. 그건 김 후보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부동산과 관련해선 투자를 했던 건 사실이나 왜곡이 하도 심해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김 예비후보의 반론 시간엔 "만일 제가 도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며 "그간 공인으로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도덕적 문제가 없었다. 아파트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 경선에 이겨서 후보가 된다해도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이어 김 예비후보가 "자꾸 법을 얘기하는데 성숙한 정치인이라면 정치적으로 승화해서 본인이 해결하면 될 일이다. 법으로 처리한다는 건 시간끌기일 뿐"이라면서 "이명박도 다스 문제가 이제서야 밝혀지지 않았느냐"고 말하자, 문 예비후보는 "갖다붙일 걸 갖다붙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 훈훈한 마무리 위해 서로에 대한 덕담으로...

격해진 상호토론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회자는 각 예비후보에게 서로에 대한 장점 발언을 주문했다.

먼저 문대림 예비후보는 "지방의회 선배로 모범적인 국회의원 활동을 했다. 고집스럽게 1차산업을 지켜온 길을 걸어오신 분으로서 경험과 연륜이 큰 장점"이라며 "저 역시 김 예비후보의 정책적인 부분이나 비전, 소신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남 예비후보는 문 예비후보를 가리켜 "기대가 큰 정치인"이라면서 "4년 전 도지사 선거를 같이 했던 고마운 동지다. 정치 감각도 탁월하고 시각도 굉장히 정교하고 치밀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와 청와대 근무를 통해 형성된 인맥이 정치 인생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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