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부해 안병택·수은 김희돈 선생 가계전승유물.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은 12일 오전 11시에 제주의 유학을 진작시킨 부해 안병택ㆍ 수은 김희돈 선생 후손으로부터 가계전승유물 360여 점을 기증받았다고 전했다. 

이 기증은 지난해 8월 부해 안병택 선생의 생애와 학문을 조명하는 '제주 유학의 큰 스승, 부해 안병택' 특별전시를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근대 제주의 학문과 인물을 연구하는 자료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후손의 뜻으로 성사됐다.   

부해 안병택(浮海 安秉宅, 1861~1936)은 일제강점기 때 제주 조천리에서 태어난 인물로 젊어서 전라남도 장성으로 이주해 당시 호남 성리학의 대학자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과 그의 손자 송사 기우만(松沙 奇宇萬)에게 학문을 배워 전라도와 제주도에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그의 사후 제자들이 모아서 만든 글 모음집 '부해만고浮海漫稿'가 남아 있다. 이 모음집은 현재 선생의 증손자인 안성모 선생이 소장하고 있으며 이번에 가계에서 전승돼 오던 사서오경·성리학입문서·시문집·의학서 등과 함께 기증했다.

수은 김희돈(水隱 金熙敦, 1863~1946)은 같은 시기 제주의 유림인 해은 김희정(海隱 金羲正, 1844~1916)에게서 글을 배우고 부해 안병택을 스승으로 예우하며 살았다. 46세 때에 국권을 빼앗기자 조천에서 글을 짓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시문집 '김수은시金水隱詩', '수은재시집水隱齋詩集' 등을 남겼다. 이 자료 역시 후손인 김병택 선생이 기증 의사를 밝히며 함께 기증받게 됐다. 

이 기증유물들은 제주의 근대 지식인들의 생애와 사상, 교유관계, 의병활동, 향토사 등을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문화재이다. 나라를 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라 사랑을 가르쳤던 근대 제주의 인물을 살피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국립제주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주지역 역사문화 발전에 필요한 문화재 기증사업과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며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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