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열기구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열기구 관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바람이 잦은 제주에서 이 같은 사고는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는 12일 오전 8시 11분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의 물영아리 오름에서 발생했다. 당시 열기구에는 조종사 1명을 포함해 관광객 12명 등 총 1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륙은 순조로웠으나 문제는 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갑작스런 강풍에 열기구가 나무에 걸리면서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아찔한 상황에서도 조종사 김모(55)씨는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김 씨는 열기구가 착륙하는 내내 자신의 안위보다 탑승객들의 안전에 더 집중했다.   

물론 열기구가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탑승객 일부는 골절을 입기도 했으나 김 씨의 희생으로 탑승객 전원 모두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크게 다친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숨을 거뒀다.

해당 열기구 운항 업체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세 차례나 제주지방항공청에 등록을 신청했지만 매번 거절 당했다. 돌풍이 잦은 기후적 특성과 산재한 풍력발전기 및 송전탑 등의 장애물 때문에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사유에서 였다.

그러다 지난해 4월 해당 업체는 가까스로 허가를 받고 그해 5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열기구 관광에 대한 도민 및 관광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과거 원희룡 제주지사의 발언이 새삼 도마에 올랐다. 원희룡 지사는 1년 전인 지난 2017년 4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자신이 어렵게 노력해 열기구 허가를 따냈다는 뉘앙스의 글을 남긴 바 있다. 

열기구가 승인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글로 남긴 것인데, 당시 원 지사는 “제주에 하늘을 나는 열기구가 지방항공청의 승인을 받아 사업이 가능해졌다”며 “제주도지사인 저도 항공청장과 면담하는 등 노력했지만, 특히 미래부 창조경제기획과의 모 과장님과 서기관님 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자신의 노고를 은근슬쩍 어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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