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 야권연대 "그럴 마음 전혀 없다"
미디어 조작 언급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밝힐 것
검찰로 사건이 넘겨진 현광식 전 비서실장에 대한 정치자금법 혐의 수사를 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는 25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광식 전 비서실장은 원희룡 후보가 4년 전 지방선거 후보 시절인 2014년 때, 원희룡 선거캠프에서 도내 모 건설업자로 하여금 조창윤 전 찔레꽃 대표에게 275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제주경찰청은 지난 18일 현광식 전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허나 당시 돈이 오간 정황이 정치자금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에 대해선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을 넘겼다.
이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25일 "제게 관리의 책임을 묻는다면 티끌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원 캠프'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현광식 전 비서실장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자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후보는 "도지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주변 가족과 여러 공직자들, 비공식 자문기구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현광식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관리책임이 온다고 하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 후보는 "현 전 비서실장은 고교 시절부터 알고 온 오랜 친구이지만 도민들이 지탄하는 일이 일어난 건 사실이다. 공인으로서 책임져야 하는 건 맞다"고 시인했다.
원 후보는 "그러면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정치적인 책임의 수준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선 검찰이 판단할 몫"이라며 "검찰에서 어디까지가 위법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사법부가 철저히 판단하해 이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수사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다.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며 "비서실장이라면 도지사와 도민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는 자리다. 현광식은 이번 캠프에 참여할 일이 없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오랜 외지생활을 하다가 제주에 홀홀단신으로 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람에 대해서도 고통과 고뇌를 많이 겪으면서 시행착오도 많았다"며 "지금은 많은 교훈을 얻어 해 나가고 있지만 그간의 시행착오에 대해선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 후보는 최근 라디오방송을 통해 언급한 '미디어 조작' 사례 발언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밝히겠다고 전했다.
원 후보는 "제가 피해 당사자이기 때문에 진실과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밝힐 것"이라며 "정상회담 이후에 적절한 시기와 방식으로 궁금증을, 궁금증이 남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 후보가 우근민 전 지사를 '적폐 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문대림 후보가 "4년 전에 원 지사도 우근민 전 지사를 평생 후견인으로 삼겠다고 했었다"는 발언에 대한 질의도 던져졌다.
원 지사는 "당시 전직 지사에 대한 장단점을 물어보는 질문에 어떻게 단점을 얘기하겠나"라며 "장점을 얘기하면서 제주의 원로로서 잘 모시겠다고 말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 지사는 "당시 우 전 지사만 아니라 역대 지사들을 모시겠다고 한 것을 이제와서 일방적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다. 다만 근 몇 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보면 여러분들도 알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존경받는 원로로서 금도를 지켜주고 도민들이 존경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원 후보가 이 발언 과정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기자단 측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원 후보는 "이 자리에선 밝힐 수 없다"며 "오프더레코드 상태에서만 말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외에도 원 후보는 야권 후보만 4명인 제주도지사 선거에 대해 "야권연대엔 관심도 없고 그걸 위해 뛰어다닐 마음도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향후 일정에 대해 원 지사는 "제게 섭섭하고 제게 어떤 이유로든 실망하고, 도지사가 도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부족했던 곳들을 먼저 찾아가 야단맞고 지적받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이를테면 쓰레기나 교통, 도남 행복주택 부지, 강정, 예래, 제2공항, 하수처리장 등등 이런 저런 이유로 4년 동안 대화의 기회조차 제대로 못 가진 곳들부터 찾아갈 것"이라며 "우선순위가 따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