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수출효자 품목이던 1차 산품 뒤로 하고 공산품이 1위
제주도 전체 수출액 4350만 달러 중 반도체가 55% 차지, 광어 11%로 주춤

최근 몇 해 전부터 제주도 내 공산품에 대한 수출 실적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간 제주에서 수출 효자 품목으로 여겨졌던 광어(활넙치)를 비롯한 1차 산품보다 공산품의 수출 실적이 월등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수출을 주도한 품목은 '모노리식 집적회로'다. 이는 저사양 메모리 반도체 칩을 말하며, 현재 이를 생산하고 있는 제주도 업체는 (주)제주반도체가 유일하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제주 수출실적은 총 4350만 달러(한화 약 465억 6675만 원)며, 이 가운데 모노리식 집적회로가 2402만 달러(257억 1341만)로 전체 수출량의 55.2%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 실적인 지난 3월 수출에서도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56.2%를 차지했을 정도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에서 가장 수출 실적이 좋았던 건 활넙치였다. 허나 올해 3월 활넙치 수출량은 146만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9.7%까지 하락했다. 지난 2월보다도 4.4% 떨어졌다. 전복 수출량 또한 1.6% 감소했다.

모노리식 집적회로(저사양 반도체)의 1/4분기 수출량은 같은 기간 지난해보다 무려 96.4%나 올랐으며, 지난 2월보다도 67.7%가 늘었다.

반도체를 포함, 제주에서 생산되는 전체 공산품 수출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공산품의 비중이 더 높아진다.

올해 1/4분기 전체 수출량인 4350만 달러 중 공산품은 2705만 달러로 62.2%를 차지하며, 1차 산품은 37.8%(1644만 달러)의 비중을 보였다. 제주의 주요 수출품목 상위 10위 중 공산품은 반도체 외에 금속 주조형틀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청. 올해 1/4분기 제주도 내 기업의 수출실적이 전년도보다 29.8% 증가했다.
제주특별자치도청. 올해 1/4분기 제주도 내 기업의 수출실적이 전년도보다 29.8% 증가했다.

# 1/4분기 전체 수출량, 지난해보다 29.8% 증가

광어나 전복 등 1차 산품의 일부 수출량이 전년도보다 감소하긴 했으나, 올해 1/4분기 제주지역 전체 농수축산물 수출량은 11.3%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주춤했던 양배추의 수출 활로가 열리면서 전년 대비 무려 4729%의 신장세가 기록됐다. 295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4분기 전체 수출량의 6.8%를 차지했다. 반도체와 활넙치에 이어 제주 수출품목 3위에 올랐다. 감귤농축액도 81만 달러가 수출되면서 전년 대비 152%가 올랐다.

공산품은 1차 산품의 증가세보다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년도 1/4분기보다 44.5% 증가했다.

이를 보면 반도체 산업이 제주에서 2차 산업의 부흥을 이끌 기폭제가 될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허나 특정 단일 기업에서 생산한 품목이 전체 수출 공산품의 90.7%를 차지하고 이는 구조여서, 이는 해당 기업의 경영 악화가 곧 제주의 전체 수출량을 좌지우지 하게 된다.

(주)제주반도체가 지난 2012년까지 적자였으나 그 이후부터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3월 수출량이 전년보다 92.9%가 증가하면서 크고 있지만, 제주에서의 2차 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보다 건강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반면, 공산품에 해당되는 화장품류의 수출은 전년 대비 12.4% 감소했다. 올해 3월 수출량이 공산품 전체 수출량의 1.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사드 후폭풍에 이은 중국 수출길이 여전히 막혀 있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화장품 업계에서도 활로 다각화를 위해 올해엔 말레이시아(전년 대비 476% 증가), 싱가포르(469%), 대만(1769%), 미국(89%) 등으로 수출 대상국가를 다양하게 공략하고 있다.

# 제주상품 최다 수출국가는 홍콩

올해 1/4분기 동안 제주 수출상품은 홍콩과 일본이 각각 38.1%, 23.7%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 그 뒤를 중국(13.3%)과 미국(9.6%), 대만(4.7%)이 뒤따르고 있다.

1/4분기 전체 수출액 4350만 달러 중 홍콩에만 1659만 달러(한화 177억 5959만 원)에 달하는 제주 산품이 수출됐다. 일본은 1030만 달러, 중국은 578만 달러, 미국이 417만 달러다.

홍콩과 일본, 중국 등지의 수출량은 크게 증가했으나, 미국 수출량이 감소했다.

특히 홍콩 수출의 96.8%가 반도체(모노리식 집적회로)다. 전년 대비 수출실적이 63.3% 증가했으며, 1차 산품은 33%가 감소했다.

반면, 일본에 수출되는 품목의 97.7%는 1차 산품이다. 지난달까지 10개월 증가세가 연속적으로 감소해왔으나 올해 3월에 59.9%가 증가했다. 양배추(9857% 증가)와 감귤농축액(1357%), 소라(38%), 백합(23%)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허나 수출 1위 품목인 활넙치는 36%가 감소했다.

미국 수출도 1차 산품이 72.4%를 차지한다. 냉장넙치(24%)와 멍게(17%), 해삼(2.7%) 등은 증가했지만 활넙치 수출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18.4%가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102% 증가했지만 그 외 공산품 수출이 줄면서 공산품 전체는 31%가 줄었다. 

중국에선 소라가 감소했으나, 활넙치와 고등어, 녹차 수출량이 증가했다. 반도체(730%)와 금속주조형틀(606%), 기체펌프(1855%)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실적이 전년보다 232%가 증가했다.

# 올해부터 제주기업 해외마케팅 지원 상향

제주자치도는 한·중 경제협력 복원 등에 선제 대응해 수출기업의 해외박람회 참가 시 지원기준을 상향하는 등 해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상향 지원되는 제주기업 해외마케팅 지원제도는 부스임차료와 장치비, 통역비를 100% 지원하고, 항공료(1사 1인) 50%, 편도 운송비 100% 등을 지원한다.

종전엔 경제통상진흥원 등 대행기관의 지침에 따라 지원되는 항목 유무가 달랐으나, 올해부터는 해외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에겐 가장 많이 지원되는 쪽으로 일괄 모두 적용해 지원키로 했다. 편도 운송비는 올해부터 새로 추가된 지원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33개 기업이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 7개 박람회에 참가, 제주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이 추진 중이다.

김현민 경제통상일자리국장은 "제주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홍콩과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더 나아가 프랑스 등 유럽 시장, 미국·캐나다 등 북미 시장 등으로 해외 박람회와 무역사절단을 확대해 제주의 우수한 수출상품의 해외수출확대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월 기준 제주 수출실적은 185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8%가 늘었으며, 올해 2월보다도 66.5% 증가했다.

올해 1/4분기 제주에서 수출된 상위 10위 품목은 모노리식 집적회로(55.2%), 활넙치(10.7%), 양배추(6.8%), 소라(3.4%), 먹는 물(2%), 감귤농축액(1.9%), 냉장넙치(1.5%), 금속주조형틀(0.9%), 백합(1.3%), 큰느타리버섯(0.8%)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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