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동주민센터 김수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직 가치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질문 중 하나일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청렴, 친절이라고 답하였던 기억이 난다. 가장 처음 떠올리게 된 ‘청렴’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공무원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대표적인 이미지 같은 것이다.

현재 공직사회에서도 청렴교육 의무 이수, 공직자 청렴 릴레이 기고, 청렴 자기진단, 청렴 실천 서약 등으로 청렴에 대한 인식을 내재화하고 민원인에 대한 친절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는 등 청렴문화를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렇게 청렴에 대한 의식을 강조하고 있는 풍토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청렴을 공부하지 않아도 이미 그것이 중요한 가치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과 어떤 상황에서든지 아는 대로 실천에 옮기는 자세를 지니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후자를 제대로 해내는 것이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일 것이다.

우리는 간혹 일부 공직자의 뇌물 수수, 청탁 등 비위 사례를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고, 청렴함에 반하는 공직자의 사례를 생각해보게 될 때에 무의식적으로 언론에서 비춰지는 이러한 심각성이 큰 사안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당연히 청렴한 마음으로 단호히 거절할 것이라고 다짐하게 된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때때로 위의 사례들에 비하면 경미해 보이지만 나의 다짐을 위협하는 사소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특히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상 사람들 사이가 지연, 학연 등 각종 연고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지인의 부탁이 있을 때 냉정하게 거절하기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청렴이라는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소한 상황에서부터 확실하게 소신을 지키려는 노력부터 다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렴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작은 일에서부터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공직사회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청렴이 제1원칙으로 지켜질 수만 있다면, 상호 신뢰와 배려가 있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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