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원희룡은 이상득 의원 지원설
ㆍ나경원, 친이 소장파·이재오계
ㆍ오세훈, 중도파 지원속 친박과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에 계파색이 배어드는 기류가 감지된다. ‘원희룡-이상득’ ‘나경원-친이 소장파와 친이재오계’ ‘오세훈-친박과 중도파’ 등 각 후보와 당내 계파의 연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직 뚜렷하게 구도가 드러나는 수준은 아니지만,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각 후보와 계파 간 우호적 관계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지원설이 나온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 등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원 의원과 친분이 깊다는 점에서 “이심전심으로 돕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달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원 의원의 <사랑의 정치> 출판기념회에 참석, “원희룡 의원이 사랑의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자처해서 나오게 됐다”며 “원 의원은 16대 국회부터 당내 민주주의 정착에 성과를 냈다. 이제는 국민 앞에 더 큰 정치를 하려고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나경원 의원은 친이 소장파와 친이재오계의 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친이계 초·재선 의원 일부가 사석에서 나 의원 지원 가능성을 밝힌 데다, 나 의원이 친이 직계 의원들이 포함된 중도성향 의원 모임인 ‘통합과 실용’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게 이 같은 관측의 근거다. 친이재오계인 진수희 의원은 나 의원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나 의원이 우리 도움을 바라는 것 같다. 우리는 세종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도울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고, 수도권의 친이계 의원은 “어떻게든 3각 경쟁구도가 만들어져야만 흥행이 된다”고 했다.

오세훈 시장은 중도파의 지원 속에 친박 측과의 연대 여부가 주목된다. 친이계의 지원이 원 의원과 나 의원으로 분점될 가능성이 큰 데다, 친이 직계 정두언 의원 등은 “지난 서울선거 때 무임승차했다”고 공격하는 등 오 시장을 내켜하지 않는 터다. 그런 만큼 오 시장으로선 친박 측과의 연대를 타진할 법한데, 실제 박근혜 전 대표와 오 시장이 올 초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극비 회동을 했다는 설이 있다. ‘1월6일’이라는 날짜까지 적시됐다.

물론 ‘합종연횡’이 구체화한 것은 아니다. 친이계 의원들이 원 의원과 나 의원 중 누구를 밀지 본격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오 시장을 후원하는 이들도 중도 성향의 권영진·김성식 의원에 친이 직계 권택기 의원 등으로 아직은 계파색과 무관하다.

청와대도 현재로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당 안팎의 역학구도 등을 종합할 때 선거전이 가열될수록 계파 구도가 틈입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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