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서귀포시서부보건소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 8개월가량 지났다.

처음 시행 당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첫 인계 시작 내용이 ‘면회 시 환자 필요 물건은 제외, 눈에 보이는 어떤 것도 받지 말자’ 였다. 그 후 보호자들께서 고생한다며 주시는 음료수나 빵들은 감사의 마음만 받겠다는 말과 함께 그대로 가져가시게 하였고, 면회 온 그들의 손에 무언가가 넘어오는 것은 금지였다. 이제껏 관행처럼 해오던 일들이 눈치가 보이고, 혹시나 잘못된 것이 아닐까 느낀 순간이었다. 또 한 편으로는 무언가를 주지 못해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 말씀하시는 그들을 보며 나와 내 일에 대한 가치가 오르는 듯 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공직자의 근무 자세나 도덕성은 그 시대의 안정과 질서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 왔다. 많은 권한이 부여되므로 공직자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크고, 그렇기에 더 높은 윤리규범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년 공직에 들어온 후 느끼는 청렴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권익위에 따르면 올해 2월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2017년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54점, 180개국 중 51위로, OECD 평균(68.4점)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조사기간 중 발생한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국정농단 등 권력형 부패, 방산 비리 등 대형 부패사건들로 우리 사회의 청렴 문제들이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된 듯하다. 청렴은 곧 국가경쟁력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책결정의 실효성이 높아져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부패행위가 야기하는 각종 사회적 비용 감소,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렴을 통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에서는 '국민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한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이라는 범국가적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고, 관공서 및 기업들도 깨끗한 공직사회, 투명한 경영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서부보건소에서도 청렴계단 조성, 홍보물 및 현수막에 청렴 문구 게재, 청렴 UCC 공모 등 청렴한 공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중이다. 처음 이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생각 했는데 신기하게도 자주 지나는 사무실, 계단, 복도에서마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청렴 이라는 말을 되뇌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관공서를 찾는 민원분들도 느낄 수 있는, 함께하는 청렴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청렴하겠습니다.” 면접을 준비했을 때 앞으로의 포부에 대한 답변이었다. 말은 참 쉬웠는데, 이를 실천하는 중에 내 뜻과는 다른 상황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이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득이 되는 것, 당장의 피해보다는 궁극의 이로움이 큰 것 그것이 청렴이 아닐까 싶다. 내가 한 행동이 동료나 일반인에게 알려져도 떳떳한지,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받을 만한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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