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후보, 5일 TV토론회서 증거 제시하며 압박하자 
원희룡 후보 "잘못된 것 있다면 상응하는 조치 취하겠다" 응수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 제주도지사 초청 TV토론회에서 문대림 후보가 원희룡 후보의 불법 가족납골묘 조성에 대해 다시 따져 물었다. 사진=KBS제주 토론회 방송화면.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 제주도지사 초청 TV토론회에서 문대림 후보가 원희룡 후보의 불법 가족납골묘 조성에 대해 다시 따져 물었다. 사진=KBS제주 토론회 방송화면.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가 도지사 재임 시절 자신의 가족납골묘를 불법적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허나 원 후보가 말한 '상응하는 조치'가 어떤 수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다.

문대림 후보(더불어민주당)는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 TV합동토론회에서 불법 가족납골묘 조성 의혹 문제를 다시 꺼냈다.

문 후보는 "지난번 토론회 때 원 후보가 '본인이나 아버지가 조성한 사안이라면 책임지겠다'고 한 바 있다"며 가족납골묘가 불법으로 조성된 정황이 담긴 사진들을 내보였다.

이어 문 후보는 "현직 지사 시절 원 후보의 부친이 도유지에 이렇게 했다는 건 이해될 수가 없다"며 "사진을 보면 도유지를 정확히 침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대림 후보가 증거 자료로 내민 원희룡 후보의 가족 납골묘 현황 실측도. 사진=KBS제주 TV토론회 방송화면 캡쳐.
문대림 후보가 증거 자료로 내민 원희룡 후보의 가족 납골묘 현황 실측도. 사진=KBS제주 TV토론회 방송화면 캡쳐.

이에 원희룡 후보는 문 후보가 이미 다 확인했다는 "경계측량을 계속 확인 중에 있다"며 "그 터는 200년 전부터 조상의 묘가 있던 자리다. 이걸 2016년에 문중회의를 통해 그 자리에서 개장하면서 다른 곳에 있던 20여 구의 증묘를 이곳으로 모셔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의 주도권 토론이어서 반박하려했지만 원 후보가 계속 발언을 이어나가자, 문 후보는 사회자에게 제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이 부분과 관련해서 잘못된 것이 있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문 후보는 "기존 묘지에서 이장하는 순간 그 토지는 어떻게 되느냐"며 "이게 확실히 도유지가 맞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재차 확실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묘지의 터가 타인의 땅이라면, 그곳에서 묘를 이장하는 순간 그 묘지의 터는 원래 토지 소유자에게 바로 넘어간다. 만일 이곳에 묘를 세우려면 관계부서에 다시 이장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문 후보가 "원 후보의 부친이 그러한 절차를 생략한 채 그대로 납골묘를 조성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불법적으로 조성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상태다.

원 후보는 "정확히 측량해 본 후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으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문 후보는 원 후보가 도지사 재임시절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초헌관 집전에 나서지 않은 문제도 꺼냈다.

문 후보는 "제주의 풍속이다. 도지사의 초헌관 역할을 두고 종교적 신념이라면 존중하겠는데, 원 후보는 '아버지와 주변이 허락한다면'이라는 이유를 달았었다"며 "이러한 이유라면 도민적 정서상 이건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후보는 "더 고민해보고 잘 하겠다"는 답변으로 더 이상의 논란을 키우지 않고 피해 나갔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