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의회 원구성, 민주당 의중대로 판 짜여질 듯

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단 구성 완료에 이어 오는 4일 7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뽑으면 제11대 의회 원구성이 마무리된다.

이번 원구성엔 더불어민주당의 세력이 워낙 막강해 이를 견제할 야당이 없어 민주당이 거의 100% 원하는대로 이뤄질 판이다. 허나 모든 의석을 민주당이 배석하게 될 경우, '독재'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의장 1석과 예결위원회를 포함한 상임위원회 1∼2석 정도는 야당 의원에게 내줄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몇 석만이라도 가져올 심산으로 야당 의원 9명 중 5명이 모여 '희망제주'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자유한국당의 김황국과 오영희, 바른미래당 강충룡, 무소속 강연호, 이경용 의원이 함께했다.

이들은 민주당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뜻대로 되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이 29명이나 됐기 때문에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었다.

당초 '희망제주'는 부의장 1석, 예결위원장 1석, 교육위원회를 제외한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중 전·후반기(각 2년 임기) 각 1석씩을 요구했다.

허나 이미 부의장 1석은 허창옥 의원(무소속)이 가져갔고, 예산을 다루는 중요한 자리인 예결위원장 4석(전·후반기 1년씩 각 2명, 총 4명)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입장인 걸로 알려져 희망제주는 사실상 '포기'한 상태임을 3일 공표했다.

제11대 제주도의회 의장단(사진 위)과 야당 의원 5명으로 구성된 교섭단체 '희망제주'.
제11대 제주도의회 의장단(사진 위)과 야당 의원 5명으로 구성된 교섭단체 '희망제주'.

제11대 의장단을 선출한 이날, 제36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종료된 뒤 희망제주 5명 의원은 의회 기자실에 들러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희망제주 대표를 맡고 있는 김황국 의원은 "균형적인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제안했으나 요구했던 부분이 관철되지 못했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단 측에서 (민주당 측에)무엇을 요구했고 왜 결렬됐는지를 물었으나 김황국 의원은 "그 과정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입을 닫았다.

그러자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4일 있을 상임위원장 선출에 욕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으며, 강연호 의원은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부분에 저희가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이상 민주당과 '희망제주'와의 협상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로써 민주당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제11대 전반기 원구성이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경용 의원은 "교섭단체를 구성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며 "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의사를 받았기 때문에 힘이 약한 저희들로선 어떤 것을 요구해도 (민주당이)하라는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 의원은 "내일 가봐야 안다. 한 석 정도는 야당이나 무소속에게 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과거 8대 의회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질타하면서 "예결위원장 4석도 모두 다 가져가겠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의회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흐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비민주당으로서 의사표현을 했던 것인데 그런 것조차도 안 될 수 있는 상황이 오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11대 의회를 책임질 의회운영위원회는 의회 내 각 정당의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으로 구성된다.

현재 교섭단체로서 지위를 갖고 있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밖에 없고, 상임위원회 위원장 역시 대부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번 11대 의회는 철저히 민주당 색이 진하게 드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은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누구로 할 지 내정해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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