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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선수들.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크로아티아 선수들에겐 포기란 없었다. 한계를 뛰어넘은 이들의 정신력은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달콤한 결실로 이어졌다.  

크로아티아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인터밀란)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연장 후반 4분에는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가 왼발슛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토너먼트 진입 후 크로아티아는 매번 벼랑 끝 승부를 소화하고 있다. 덴마크와의 16강전과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를 벌였고, 이날도 연장전까지 120분이나 뛰어야했다.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은 그럼에도 잉글랜드전 90분 동안 교체카드를 한 장도 사용하지 않았다. 몸은 지쳤으나 의지로 버텼던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리치 감독은 “우리 팀이 보여준 체력과 힘은 정말 대단했다”면서 “교체 카드를 활용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이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의 첫 교체는 연장 전반 5분에 이뤄졌다. 6분 뒤 두 번째 교체를 단행한 다리치 감독은 팀이 리드를 잡은 연장 후반 10분과 경기 종료 직전 수비 강화와 시간 벌기를 위해 3·4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모두들 ‘아직 달릴 수 있다’고 하더라.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도 있고, 2명은 한 쪽에서만 뛰어야 하는 상태였지만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온 몸을 바친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덕분에 사상 첫 결승행에 성공한 크로아티아는 15일 프랑스를 상대로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대회 4강전에서 프랑스에 1-2로 패해 결승행이 무산된 아픔을 갖고 있다.  

다리치 감독은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결승에서 우리 최고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에 집중할 것”이라며 차분히 각오를 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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