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지역별 도민토론회 30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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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리병원이 될 수 있는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도민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찬반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Newsjeju

국내 첫 영리병원이 될 수 있는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도민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찬반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30일 오후 2시부터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녹지국제병원 지역별 도민토론회'를 개최했다. 공론조사위원회의 첫 공식 일정이 시작된 셈이다. 

먼저 영리병원 개설에 대해 반대 측 입장인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는 "제주에 영리병원이 들어서게 되면 의료비 폭등 및 의료서비스 질 저하, 도민의 건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석균 대표는 "영리병원은 병원에 투자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이윤 배당을 목적으로 한다. 이 때문에 병원 인건비와 치료에 드는 재료비 등을 줄여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그로 인한 사망률까지도 높다. 영리병원은 외지 부유층만을 위한 돈벌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미국은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보다 의료비가 약 19% 비싸다. 그 이유는 병원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료 인력을 줄이고 치료재료의 질을 떨어뜨린다. 사망률도 1.2배 높다. 게다가 영리병원은 비영리보다 고용이 적다. 여기다 '뱀파이어 효과'로 인해 주변 의료기관을 전염시켜 지역 전체 의료비를 올리는 등 의료비 폭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영리병원 개설에 대해 찬성 측 입장인 신은규 동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영리병원에 대해 반대만 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현재 모든 병원은 영리행위를 하고 있다. 다만 잉여금 발생 시 처리 방안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제주에 영리병원을 개설하기 위해 여태까지 투자된 금액도 생각해야 한다. 만일 영리병원을 없던 일로 하게 되면 소송비 등은 모두 제주도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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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30일 오후 2시부터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녹지국제병원 지역별 도민토론회'를 개최했다. 공론조사위원회의 첫 공식 일정이 시작된 셈이다. ©Newsjeju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한 도민은 "영리병원이 들어선다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현재 도내 청년들은 제주에 일자리가 없어 모두 육지로 나간다. 만일 영리병원이 생긴다면 그러한 청년들이 제주에 정착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영리병원 개설에 대한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도내 공공병원에 근무 중인 한 의료인은 "우리나라 강남을 봐라. 강남에는 현재 돈벌이가 되는 성형외과는 넘쳐나지만 정작 피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드물다. 영리병원은 절대 우리들이 기대하는 그런 병원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제주대병원에서 30년간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메르스, 결핵환자, 수두환자 모두 격리병실에 둬야 한다. 하지만 격리병실을 갖춘 병원은 극히 드물다.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종합병원도 꺼려하는데 과연 영리병원이 돈 안 되는 격리병실을 둘 것 같느냐"며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 

2시간 40여 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찬반 양측의 입장 차이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도민토론회는 오는 31일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한차례 더 열리며, 토론회가 끝나면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1차 공론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공론조사위원회는 이후 200명의 도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해 공론조사에 대한 취지와 향후 일정 안내 및 녹지국제병원 관련 숙의자료집을 배부하고 3~4주간 숙의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론조사위는 숙의프로그램이 완료되면 최종 공론조사를 실시하고 공론조사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오는 8월 중 제주자치도에 제출해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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