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나 서울시장 후보 경선… 차세대 주자 발돋움 기회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사실상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新40대 기수론'이 부상하고 있다.

여당 내 경선 구도는 오세훈(49세) 현 시장이 재선 행보에 속도를 붙여가는 가운데 지난 7일 '의무급식'을 주장하며 출마 선언을 한 원희룡(46세) 의원과 후발 주자인 나경원(47세) 의원 간의 치열한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3선 구청장 출신의 김충환(56세) 의원이 가세하는 양상이다.

특히 오 시장과 원 의원, 나 의원이 모두 40대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어 70년도에 '40대 기수론'을 외치며 대권 행보에 나섰던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씨를 연상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당내 중진 의원은 "당 차원에선 서울시장 본선 승리가 관건이지만 세 사람에겐 경선에서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당내 경선에서 후보가 되는 사람은 차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6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일 대의원 500명과 일반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한나라당 경선 가상대결을 실시한 결과, 오세훈 시장이 민심(51.9%)과 당심(49.5%)에서 응답자 절반 가량의 높은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원희룡 의원은 당심(33%)에서는 오 시장을 추격하는 양상이나 민심(11.8%)에서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경원 의원은 민심에서는 8.8%로 원 의원과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고 있었으나, 당심(4.4%)에서는 원 의원과 큰 격차를 보이며 3위를 기록했다. 4위 김충환 의원은 당심(3.6%)과 민심(1%)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원 의원 측에선 3파전이 2파전으로 압축될 때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즉 결정적인 순간에 원 의원과 나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이뤄 오 시장과 '진검 승부'를 벌인 뒤, 본선까지 흥행열기를 몰고 가는 전략을 구사하자는 주장이다.

반대로 오 시장 진영에선 지금의 3파전 구도를 끌고 가면서 역으로 나 의원과의 연대를 모색해 완벽하게 경선을 이긴다는 복안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흥행카드 논란과 관련,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오 시장 또는 원 의원과 연대할 뜻이 없음을 밝혀 후보 경선의 향배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당의 핵심 당직자는 "벌써부터 세 사람의 경쟁속에 경선 흥행이 불붙고 있다"며 "세 사람의 경선 참여는 본선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서울시장) 경선은 당의 차세대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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