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된 동마을회관, 특정단체 공간으로 내줬다가 간판 교체 후 방치 중

▲ 지난 2016년 11월께 준공된 도두1동 동마을회관 건물. 당초 이 건물은 그해 11월 27일에 D초등학교 총동창회관으로 개소식을 연 바 있다. ©Newsjeju
▲ 지난 2016년 11월께 준공된 도두1동 동마을회관 건물. 당초 이 건물은 그해 11월 27일에 D초등학교 총동창회관으로 개소식을 연 바 있다. ©Newsjeju

혈세 5억 원을 들여 지난 2016년에 신축한 도두1동 동마을회관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

문제로 제보받은 곳은 도두1동 1860-3번지에 위치한 건물이다.

이 건물은 제주특별자치도의 공항소음 대책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5억 원을 지원받아 지어졌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가 3억 7500만 원(사업비의 75%), 제주도정이 1억 2500만 원을 부담하고 제주시를 거쳐 조달청을 통한 공사발주(G2B)로 준공됐다.

2016년 초에 착공해 그해 11월께 준공됐으며, 같은 해 11월 27일에 개소식을 열었다. 헌데, '도두1동 동마을회관'이 아니라 'D초등학교 총동창회관'으로 개관했다.

실제 이날 개소식엔 총동창회 관계자들과 2명의 제주도의원(제10대), D초등학교 교장도 참석했으며, 총동창회 건물임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석도 세웠다. 허나 현재 이 표지석은 온데간데 없으며, 간판도 '총동창회관' 대신 '도두1동 동마을회관' 현판이 걸려있다.

▲ 도두1동 동마을회관. 1층은 비어있고 그 앞에 농기계들이 주차돼 있다. ©Newsjeju
▲ 도두1동 동마을회관. 1층은 비어있고 그 앞에 농기계들이 주차돼 있다. ©Newsjeju
▲ 신축 도두1동 마을회관 1층. 현재 텅 비어 있으며, 그 앞 주차장엔 농기계들이 들어서 있다. ©Newsjeju
▲ 도두1동 동마을회관 1층. 마을회는 이곳에 젓갈사업을 위한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활용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 ©Newsjeju

자초지종을 확인해보니, D초등학교 총동창회는 지난 2014년 회관 건립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다음 해 신축 동마을회관이 들어설 부지의 땅을 매입했다. 도두1동 마을회는 총동창회의 제안을 받아 이곳에 3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공항공사와 제주도정으로부터 5억 원을 지원받았기에 건축대장엔 '동마을회관'으로 등재됐으나, 실제 사용은 '총동창회관'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1, 2층은 총동창회관으로, 3층은 마을회가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마을회는 준공된 지 10년이 지나면 3층까지 모두 건물 전체를 총동창회관으로 사용한다고 공증했다. 그렇게 '총동창회관 제막식' 행사까지 했으나, 이 공증내용이 문제가 돼 마을회는 총동창회관 표지석을 없애고 간판을 '도두1동 동마을회관'으로 교체했다.

D초등학교 총동창회관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도두1동 마을회는 1층을 지난 2016년부터 추진 중인 젓갈사업의 사무실로, 3층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미려 했다. 하지만 젓갈사업은 실적이 나지 않아 흐지부지 됐고, 게스트하우스 사업은 목적 외 사업이었기 때문에 시작조차 못했다.

이에 결국, 마을회는 3층을 도두청소년지도협의회나 도두동자율방재단, 새마을지도자도두동협의회 등 마을 내 자생단체들의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1층은 그대로 젓갈사업을 위한 사무실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러면서 건물이 본래 용도로 돌아온 듯 했으나, 5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건물은 아직도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 지난 2016년에 신축된 도두1동 동마을회관. 2층 출입문이 열려져 있었으나, 입구에 거미줄이 가득 쳐 있었다. 오랜 기간 열려져 있는 채 방치돼 있는 상태임을 짐작케 했다. ©Newsjeju
▲ 지난 2016년에 신축된 도두1동 동마을회관. 2층 출입문이 열려져 있었으나, 입구에 거미줄이 가득 쳐 있었다. 오랜 기간 열려져 있는 채 방치돼 있는 상태임을 짐작케 했다. ©Newsjeju
▲ 신축된 도두1동 마을회관의 2층 내부. D초등학교 총동창회 사무실로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ewsjeju
▲ 신축된 도두1동 동마을회관의 2층 내부. D초등학교 총동창회 사무실로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ewsjeju

# 제주도정 "목적 외 사업 절대 안 돼"

동마을회관 예산을 지원한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측은 "마을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마을회에서 협의하고 결정된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물론 마을의 공공건물이어서 누구나 다 쓸 수 있어야 하겠지만, 마을 사람들이 (D총동창회에)소속돼 있다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진다. 다만 목적 외 사용은 절대 안 된다"며 "만일 그렇게 될 시엔 지자치와 협의해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제주자치도 담당 부서와 도두1동 주민센터에선 "마을의 공용재산인 동마을회관이 특정 집단만을 위한 사용처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도청 관계자는 "건립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는 민원에 현장을 다녀왔다"며 마을회 측에 "마을회관은 주민 다수가 이용해야 하는 공간이어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어느 한 단체가 아닌 공동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건물이 마을재산이긴 하지만 보조금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목적대로 사용돼야만 한다"며 다른 수익사업을 일체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도두1동주민센터 관계자 역시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도두동 마을회관. 마을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의혹들이 제보돼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고자 했으나 마을회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거절했다.
2009년에 준공된 도두1동 마을회관.

# 마을회관 있는데 같은 용도로 또 지은 도두1동 마을회, 왜?

도두1동 동마을회관은 2016년도에 준공됐지만 관리부실로 방치되면서 '마을회관'으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기능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총동창회관'으로 사용하려던 때문도 있지만 이미 도두1동엔 그 역할을 맡고 있는 '도두1동 마을회관' 건물이 있어서다.

도두1동 마을회관은 도두1동 2555-2번지에 위치한 곳으로 오래물 축제 장소와 인접해 있고 바로 앞 마당에 넓은 주차장도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이 때문에 마을의 대소사는 거의 이곳에서 진행된다.

그럼에도 도두1동 마을회는 '마을회관' 역할을 수행할 건물을 또 지었다. 신축된 건물은 동쪽에 있는 마을회관이라 하여 '동(東)마을회관'이라는 명칭이 붙었으며, 엄격히 따지면 기존 '도두1동(洞) 마을회관'과는 다른 건물이다.

허나 '마을회관'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선 같은 용도로 쓰여진다. 그렇게 도두1동엔 '마을회관' 건물이 2개가 있는 셈이다.

'마을회관'으로서 방치돼 있는 '동마을회관'은 실제 건축물 관리대장엔 제1종 마을근린생활시설 '마을회관'으로 등재돼 있다. 헌데 이곳은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매우 좋지 않다. 

차량 네비게이션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도두1동 동마을회관'을 검색하면 찾을 수 없다. 오로지 도두1동 1860-3번지라는 주소를 기입해야만 찾아갈 수 있다. '도두1동 마을회관'으로 검색하면 도두1동 2555-2번지로 안내한다.

진입로 폭도 좁고 주차장도 없다. 이렇게 접근성이 취약하고 마을회 일부 사람들만 알고 있는 '동마을회관'을 짓는데 공항 소음대책 지원사업 명분으로 5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허나 현재 건물은 거미줄이 가득한 채 방치돼 있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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