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공신 임용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하던 원희룡 지사, 또 다시 '한 입으로 두 말' 이래도 되나...

이번 만큼은 선거공신 임용이 결코 없을 거라던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호언장담이 '입 발린 소리'이었음이 재차 확인됐다.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를 돕기 위해 지난 5월 1일자로 퇴사했던 제주연구원의 강홍균 행정실장이 7월 25일자로 복직한 것이 확인됐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시장 및 서귀포시장에 대한 인사 추천을 제주도의회(더불어민주당)에 의뢰하면서 민주당 도의원들로부터 선거공신이나 측근, 회전문 인사는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받았다. 이에 원 지사는 지난 7월 10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선거공신이나 측근, 회전문 인사를 결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제주연구원 강홍균 행정실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를 돕기 위해 사직서를 냈었으나, 최근 다시 복직한 것이 확인됐다. 원희룡 지사는 이번 만큼은 선거공신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나 '입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게 됐다.
제주연구원 강홍균 행정실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를 돕기 위해 사직서를 냈었으나, 최근 다시 복직한 것이 확인됐다. 원희룡 지사는 이번 만큼은 선거공신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나 '입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게 됐다.

그로부터 얼마 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가 제주연구원을 불러 주요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민구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2동)이 행정실장 채용 문제를 꺼내 들었다.

당시 정민구 의원은 강홍균 행정실장이 사직서를 낸 시점과 공석에 따른 채용공고 시기가 너무 차이가 나는 점을 들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채용공고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강홍균 행정실장은 올해 5월 1일자로 사직서를 냈으나, 제주연구원은 한참 이후인 6월 29일에 행정실장 공석에 따른 채용공고를 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이었던 이가 사표를 쓰고 선거운동을 했는데, 이 분을 다시 채용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지방선거 이후 시점으로 늦춘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주연구원은 채용공고를 최소한 지방선거일인 6월 13일 이전에 냈어야 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과연 누가 채용되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고, 김동전 제주연구원장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채용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김동전 원장의 답변과는 달리 정민구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한 7월 18일, 제주연구원은 하루 뒤 바로 1차 서류심사에서 강홍균 행정실장을 통과시켰다.

결과적으로 강홍균 행정실장이 복귀함에 따라, 제주연구원은 원희룡 지사의 선거공신이었던 강 실장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채용공고를 일부러 지방선거 이후에 한 것으로 귀결된다.

▲ 제주연구원은 지난 7월 25일자로 강홍균 행정실장을 재임용한 뒤, 홈페이지 조직도에 이름을 올렸다. ©Newsjeju
▲ 제주연구원은 지난 7월 25일자로 강홍균 행정실장을 재임용한 뒤, 홈페이지 조직도에 이름을 올렸다. ©Newsjeju

# 누가봐도 선거공신이었던 인물의 다시 복직... 정말 공정히 채용됐을까

한편, 강홍균 행정실장은 지난 2016년 3월 3일자로 제주연구원에 행정직 1급으로 임용됐다.

언론인 출신이었던 강 실장이 제주연구원 행정실장으로 채용될 수 있었던 건, 지난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소통정책관 자리를 맡으면서였다. 그는 원 지사와는 고향 동문이자 고교 동창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 때 원희룡 지사 선거캠프에서 활동했었기에 민선 6기 원 도정이 출범하자마자 소통정책관에 임명될 수 있었다. 그러다 2015년 말에 돌연 사임한 그는 다음 해에 제주연구원에 들어갔다.

제주연구원 행정실장의 임기는 1년이며, 5년 이내에서 1년 단위로 재계약 할 수 있다. 2년 연속 재계약한 강 실장은 2018년 5월 1일자로 사직했다. 원 지사의 재선을 돕기 위해서였다.

제주연구원은 한참 후엔 6월 29일에 행정실장직 공개모집을 냈고, 7월 19일 1차 서류전형에서 강 실장과 또 다른 한 사람을 통과시켰다. 그 뒤 24일에 2차 면접을 보고, 25일에 강홍균 실장을 최종 합격처리했다. 

현재 제주연구원의 조직도를 보면 행정실장에 '강홍균'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 제주연구원은 명백한 선거공신을 재임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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