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형 공론화위원회, 여론조사 마치고도 비공개 결정에 "이게 숙의형 민주주의냐" 성토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이 될 녹지국제병원 전경. 지난해 7월 준공됐지만 사업허가가 여전히 보류되면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녹지그룹이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지 내에 778억 원을 들여 지어놨지만 개업조차 불가능이 점쳐짐에 따라 '손해배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이 될 녹지국제병원 전경. 숙의형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그 결과를 비공개로 결정함에 따라 시민사회단체가 이를 맹렬히 규탄하고 있다.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이 될 수도 있는 녹지국제병원의 허가여부를 공론화하기 위한 '숙의형 공론화위원회(위원장 허용진)가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200명으로 구성될 도민참여단 구성을 위해 실시된 영리병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도출됐는데도 이를 '비공개'로 결정하면서다.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도민운동본부)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론화위원회의 비공개 결정을 규탄했다.

공론화위가 여론조사 결과를 '비공개'로 결정한 이유는 조사 결과가 향후 토론에 참여하게 될 도민참여단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재개 여부에 따른 공론화 과정 때에도 중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렇다해도 공론화를 위한 과정 속에서 실시된 여론조사가 공개되지 않는 건 많은 의심을 낳게 하고 있어 논란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태다. 

더군다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도민참여단의 찬/반 구성비율을 정하게 돼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가 밝혀지지 않으면 실제 진행될 토론 과정에서 활동할 도민참여단의 성향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두고 도민운동본부는 "영리병원에 대한 공론조사의 정당성을 담보하려면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것"이라며 "숙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위해선 공론화위원회 자체가 숙의과정이 돼야 한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도민운동본부는 "비공개 결정 자체가 도민 알권리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제주도정의 논리대로라면 대선 후보 여론조사도 공표해선 안 되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도민운동본부는 "도민참여단의 구성 비율부터 비공개로 진행되면 토론이 꼼수 없이 투명하게 진행되는 것인지 누구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론 검증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민운동본부는 "비공개 결정을 철회하고 거듭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며 "검증이 가능하도록 민주성과 투명성을 담보해 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민운동본부는 자체적으로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추진한 여론조사를 오는 28일에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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