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의장, 원희룡 지사에게 미래비전 도정철학 어디로 갔나 반문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민선 6기 때 만들어진 '도정철학'이 어디로 간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태석 의장은 3일 제364회 정례회 개회사를 통해 "청정과 공존이 대체 무엇이냐"며 현 민선 7기 제주도정의 운영철학이 엇나가고 있음을 질타했다.

김 의장은 "올해 여름 지속된 자연재해만큼이나 제주에선 각종 논란과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며 "왜 유독 제주에서 이런 갈등이 지속되는 건지 정책입안자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장은 "정책이 가야할 비전이 형식에만 매몰되고 당장의 현실만 집착한다면 우리에게 남아있을 자연과 문화, 제주만의 정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그러면서 김 의장은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내건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핵심가치가 진정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꼬집었다.

김 의장은 "청정과 공존이 무엇이냐. 제주도정은 제주미래비전에서 선언한 '제주의 희망'을 정책으로 펼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그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제주를 만들겠다는 지속가능한 제주의 표현일 것"이라며 제주미래비전이 제시한 원칙을 읊어 나갔다.

"도민이 지켜야 한다고 공감대가 형성된 환경자원을 훼손하거나, 제주의 환경자원 총량을 축소시키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허한다."

이 문장을 두고, 김 의장은 "이렇게 만들어진 도정철학이 지금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흘러가는지 원 지사는 명확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김 의장은 제주도정이 환경과 관련된 어떠한 행위를 할 때 도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느냐고 반문했다. 제주의 환경자원 총량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도 물었다.

김 의장은 "민선 7기는 민선 6기에서 정립한 도정철학을 구체화시켜 제도화해야 할 것"이라며 "도정철학과 비전이 없는 정책은 미래 없는 내일 만을 강요할 뿐이며, 청정과 공존의 제주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김 의장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논란이 일었던 비자림로 삼나무숲 벌목과도 연계된다. 원희룡 지사는 도민의견을 수렴해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겠다면서 '생태도로'로 조성하겠다(8월 13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도 '생태도로'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혀 말이 없다.

이에 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8월 30일 '생태도로'에 대해 도민공청회를 열어야 한다며 원희룡 지사에게 공개 토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허나 원희룡 지사는 아직까지도 묵묵부답이다.

오는 9월 4일부터 도정질문이 있을 예정이라 이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의장은 원 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에게 이번 정례회 때 실시될 도정 및 교육행정에 대한 질문이 있을 때 책임 있는 답변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번 하반기 정기인사 중 개방형 직위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김 의장은 개방형 직위 공모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일과 능력에 따른 인사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것이 없다면 기존 공직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으로 조직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의장은 원 지사에게 개방형 공무원 제도가 건전한 풍토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명확한 인사운영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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