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직위 정당성 없으면 선거공신 포진일 뿐"
"개방형 직위 정당성 없으면 선거공신 포진일 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8.09.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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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순 의원 "외부 전문가 수혈, 내부 공직자들보다 전문성 높다고 증명할 수 있나"
원희룡 지사 "오히려 승진관행 뛰어넘는 효과 있다"고 반박... 6∼7급까지 확대 예고

원희룡 민선 7기 제주도정이 첫 시행한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가장 특징적인 건 개방형 직위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종전 15개 직위에서 무려 36개 직위로 늘었다. 이를 두고 말이 많다.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를 외부 전문가들이 차지해 버리면서 상대적 박탈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부터, 외부 전문가가 과연 내부 공직자들보다 유능하다고 볼 수 있느냐는 의구심까지 논란이 적지 않다.

이에 고태순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은 4일 진행된 제36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원희룡 지사에게 '공정한 인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고태순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이 행정체제개편 문제에 대해 도정질문에 나서고 있다. ©Newsjeju
▲ 고태순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이 개방형 직위 확대 문제에 대해 도정질문에 나서고 있다. ©Newsjeju

고태순 의원은 "전문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실시하겠다 했으나 과연 36개 개방형 직위 모두 전문분야라고 할 수 있느냐"며 "대체 전문분야의 기준이 무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의원은 "전문성이 필요하다면 진단을 통해 꼭 필요하다고 인정된 직위에 대해서만 개방형으로 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 공모한 개방형 직위가 꼭 외부전문가여만 한다는 근거자료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아니면 내부 공직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에 맞는 기준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냐"며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골라서 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고 의원은 "전문성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개방형 직위를 확대하는 것이 진정 공정한 인사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고 의원은 "공직 내부에서도 전문성을 요구하는 '전문 직렬'이 있다. 이 전문직렬이 있는 분야까지도 외부에서 수혈하겠다는 건, 공직자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 고 의원은 "외부 전문가 수혈은 그간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자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공무원들에게 최고의 인센티브는 승진일 것이나 공직자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객관적 인정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 의원은 "만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가 채용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선거공신'들을 포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 원희룡 지사는 고태순 의원의 지적에 대해 오히려 개방형 직위가 연공서열과 승진 관행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Newsjeju
▲ 원희룡 지사는 고태순 의원의 지적에 대해 오히려 개방형 직위가 연공서열과 승진 관행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Newsjeju

# 원희룡 지사의 반박 "오히려 긍정적 효과도 크다" 맞서

물론 원희룡 지사는 개방형 직위에 따른 병폐를 인정했다. 허나 개방형 직위로 인해 오히려 승진 관행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원 지사의 설명에 따르면, 개방형 직위는 5급 이상 직위에서 현 정원의 10%까지 지정할 수 있다. 현재 제주도 내 5급 이상이 420명이니 42명까지 지정할 수 있는 셈인데, 이번 조직개편에서 36명을 지정했으니 지방공무원법 상 하자는 없다.

이어 원 지사는 "공직자들의 능력을 불신해서 외부에서 수혈하는 게 아니다. 학력과 스펙으로만 보면 박사 학위에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 전문가들에 비해 공직자들이 딸리지만, 실제 외부 전문가들은 일을 하다가도 마음에 안 들거나 더 좋은 자리가 생기면 뒤도 안 돌아보고 가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모 미술관에서 그런 적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 지사는 "공무원 노조 측에서도 그런 스펙 차이로 불이익이 없도록 해달라는 요청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공직자들에겐)제주에 뿌리 내릴 수 있는, 제주를 떠나 살 수 없는 자격조건이 강점이고, 공직 내부의 경험을 토대로 타 부서들과 협력을 이끌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런 점들 감안해서 능력이 비슷하다면 공직자들에게 충분히 가점을 주겠다는 운영방침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 지사는 오히려 개방형 직위 공모가 연공서열과 승진 관행을 뛰어넘어 내부 인사혁신을 꾀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특정 직위에 응모한 이들은 직무기술서를 상세히 써야 하고, 실제 채용될 때엔 성과협약서를 쓰도록 돼 있다"며 "정량 및 정성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목표를 쓰도록 돼 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중간에라도 해촉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채용하기 때문에 공직자들도 공개경쟁으로 직급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 지사는 "5급에서 4급, 4급에서 3급으로 갈 때 3년의 승진제한 기간이 있다. 5급 사무관 중에서도 저 일은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으면 공개경쟁해서 직급을 뛰어넘는 기회가 제공될 수도 있다"며 직위 공모제의 예를 들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직위공모제는 올해 하반기에 준비해서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라며 "6∼7급에 대해서도 개방형으로 하면 공직사회 내 경쟁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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