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식 의원 "영향평가 결과가 허가/불허의 명확한 기준 될 수 있어야"
원희룡 지사 "가장 어려운 영향평가 받는 곳이 될 것"... 간접적으로 불허 시사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랜딩카지노의 확장이전이 몰고 온 파장이 드림타워로 이어지면서 제주도정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누군 허가 해주고 누군 안 해 줄 수 없는 형평성의 논란과 함께, 만일 허가 시 도내 카지노 산업 생태계를 뿌리채 흔들 수 있어서다.

전국 전체 카지노 사업장의 절반이나 갖고 있는 제주도엔 8개의 카지노 사업장이 있다. 종전엔 모두 비슷한 규모였으나, 랜딩카지노의 확장 이전으로 타 사업장들의 운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랜딩카지노는 도 전체 카지노 입장객의 48.9%를 점유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전체 매출액의 85.9%가량을 랜딩카지노가 흡수하고 있다. 확장이전 될 때 종전보다 6.5배나 커진 사업장 면적 때문이다.

이러니 타 사업장도 확장이전을 노릴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런데 드림타워 내 카지노 사업장 규모는 이 랜딩카지노보다 4배 더 크다. 만일 허가되면 국내에 2번째와 3번째로 큰 카지노 사업장이 제주에 두 곳이나 생기게 되는 셈이다.

원희룡 지사가 카지노 산업 관련 제도정비가 완비될 때까지는 '신규허가'는 없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지만 사실상 신규허가나 다름 없는 셈이다.

▲ 원희룡 지사는 드림타워 내 카지노 확장이전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어려운 영향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또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힘에 따라 랜딩카지노처럼 확장이전 허가는 없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Newsjeju
▲ 원희룡 지사는 드림타워 내 카지노 확장이전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어려운 영향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또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힘에 따라 랜딩카지노처럼 확장이전 허가는 없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Newsjeju

이 문제와 관련해 양영식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은 4일 도정질문에 나서 원희룡 지사에게 "어떻게 할 것이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올해 5월 법제처에서 내린 유권해석을 언급하면서 "이젠 소송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뒷받침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변경허가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당시 법제처는 "명확한 제한 사유가 법령에 규정돼 있지 않더라도 공공의 안녕이나 질서유지, 카지노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엔 변경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해석해 제주자치도에 통보했다. 허가권을 갖고 있는 도지사의 재량으로 불허나 면적축소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원 지사는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 재량을 기준없이 행사하면 안 되기에 교육권과 교통밀집지역, 주거권, 환경권 등 여러 영향을 고려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카지노 영향평가'에 담아 조례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해봤을 때 영향평가를 하게 되면 아마 제주에서 가장 어려운 곳에 속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드림타워가 속한 노형오거리는 교육권과 교통밀집지역, 주거권, 환경권 등 모든 저해요소에 해당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8월 초 양기철 관광국장이 밝힌 입장과 같다.

또한 양영식 의원이 "카지노 영향평가가 형식적 수준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영향평가의 결과로 카지노 사업의 허가 및 불허의 명확한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근본적 대책들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며 "허가 받을 때 약속 지키지 않으면 갱신연장을 취소해 버릴 수 있도록 한 것 등 제도 개선에 대해선 제주도정의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에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국회에 촉구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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