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잠정 중단에도 논란 여전
정의당제주, 원 지사의 원론적 답변에 유감 표명

원희룡 지사는 '생태도로'에 발언에 대해 "관련 부서에 생태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으로 한 발언일 뿐"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 없이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자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Newsjeju

원희룡 제주지사가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 없이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자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비자림로 공사가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자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해당 지역을 '생태도로'로 조성하라며 관련 부서에 주문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대안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속내는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때를 봐서 공사를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같은 원 지사의 속내는 지난 5일 열린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드러났다. 정의당 고은실 의원은 이날 도의회 본회의에 출석한 원희룡 지사를 향해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도로확장 필요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비자림로의 나무는 이미 잘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은실 의원은 "비자림로 문제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제주를 찾는 이주민과 관광객들은 제주를 떠올리고 찾는 이유의 80%가 제주의 자연 때문"이라며 비자림로 공사를 완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비자림로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현재 해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 등의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대안을 만들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비자림로는 제주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삼나무숲 가로수길로, 이 길은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아름다운 가로수 숲길로 잘 알려진 곳이다. ©Newsjeju
▲비자림로 공사가 시작되자 삼나무숲 일부가 훼손됐다. ©Newsjeju

이를 두고 정의당 제주도당은 이튿날인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지사의 원론적인 답변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의당 도당은 "우선 비자림로 확장이 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 도로가 갖는 보존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거꾸로 지역 주민을 설득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6년 곽지해수풀장 사업을 주민 숙원사업이자 지역경제 발전을 명목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해안 경관을 더 해치는 결과를 야기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결국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도당은 "지역의 숙원사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환경과 제주도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자림로 공사는 이미 전국적인 사안이 되어 버렸다. 포털사이트 메인 기사에 실리는가 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4만여명이 반대 서명을 했다.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노력을 원희룡 지사는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항간에는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결국에는 공사가 강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공개적인 토론회를 개최 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원 지사는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이른바 '생태도로 토론회' 개최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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