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배 & 강성의 의원, 도교육청의 IB교육과정 도입에 의문점 제기
이석문 교육감 "국제학교에 다니는 제주 1%의 학생. 부모 경제력만으로 가는 현실, 과연 그게 온당하나" 반문

"제주의 1% 학생만이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있다. 왜 돈 많은 직종의 자녀들만 그런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교육행정질문이 진행된 6일, 일부 제주도의원들이 제주도교육청의 IB 교육과정 도입 움직임에 대해 비판을 가하자 그에 대한 답으로 이석문 교육감이 내던진 말이다.

IB 교육과정은 International Baccalaureate(바칼로레아)의 줄임말로, 객관식 평가를 완전히 없애고 학생들을 오로지 서술형 주관식 평가로만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문재인 정부가 오는 2022년에 도입하려는 고교학점제와 비슷한 개념이다.

▲ 조훈배 의원과 강성의 의원은 제주도교육청의 IB 교육과정 도입 계획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며 여러 문제점을 제기했다. ©Newsjeju
▲ 조훈배 의원과 강성의 의원은 제주도교육청의 IB 교육과정 도입 계획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며 여러 문제점을 제기했다. ©Newsjeju

이날 조훈배 의원(더불어민주당, 안덕면)은 "저 역시 IB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의견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IBO(IB 교육과정을 관리하는 대표 기구)가 요구하는 학교시설은 제주의 교육환경과는 매우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의원은 "교원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사연수들을 꾸준히 해외에 보내고 있지만 단 한 명도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로 연수를 가지 않았다"며 "즉흥적으로 수립한 계획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와 같이 추진하게 되면 오히려 학교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IB 교육과정은 부분 도입이 안 되서 전체적으로 수용해야 하고 모든 자료를 한국어로 번역해야 해서 그에 따른 수수료가 상당히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IB 교육과정을 도입한 곳은 극히 일부분이어서 국내 교육실정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 이석문 교육감은 IB 교육과정 도입의 취지에 대해 "공교육에서도 국제학교 수준의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맞섰다. ©Newsjeju
▲ 이석문 교육감은 IB 교육과정 도입의 취지에 대해 "공교육에서도 국제학교 수준의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맞섰다. ©Newsjeju

이에 이석문 교육감은 IB 교육과정에 장시간을 할애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고교학점제가 도입할 예정인데 내신평가가 절대적이어야 한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내신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다는 거여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그러한 공정성 확보에 국제적인 틀은 어떠냐는 측면에서 IB 교육과정을 살펴보게 된 것"이라며 "초등과 중학교엔 언제든 도입이 가능하고 혁신학교의 한 모델로 적용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 교육감은 "조금 다듬으면 현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국내 교육과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도 있다. 그러면 외부의 시선으로 우리의 교육과정을 점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은 "하지만 IB 교육과정을 모든 학교에 한꺼번에 적용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내신 절대평가인 DP, 고등학교 디플로마 프로그램인데 이 부분은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 일본어로만 진행되서 이게 진행되려면 IBO로부터 한국어를 인정받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한국어 DP를 적용하게 되면, 국내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며 평가방식을 철저히 서술형으로만 하게 된다"며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육감은 교사연수와 IB 교육과정 간의 관계에 대해 해명했다.

이 교육감은 "그동안 교사연수는 외국대학에 위탁하는 형태였지만 그러한 방식은 국내 외국어학습관을 통해서도 가능한 것이었다. 교원들이 원하는 해외대학에서 근무하고 문화를 배우고 싶다해서 직접 보조교사 역할을 맡고 근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그게 IB 학교든 아니든 관계가 없다. 평가방식은 프랑스나 독일이나 서구에선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의 1% 학생이 국제학교 교육을 받고 있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교육여건이 달라지는 셈이다. 돈을 많이 버는 직종의 자녀들만 왜 그런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육감은 "공교육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거다. 일제히 모든 학교에서 IB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원하는 지역과 원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은 "전제조건은 IBO에서 한국어를 인정해 줄 것이냐의 여부다. 오는 9월 25일에 IBO총재를 만나면 추진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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