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결산심사 때마다 반복되는 이월액과 집행잔액 증가 현상...
도의원들 "대체 개선방안 없는 거냐"질타에 이중환 실장 "내년부터는..."

한 해 제주특별자치도의 예산이 5조 원대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예산이 늘어나도 제대로 못 쓰고 그 다음 해로 넘기는 예산만 1조 원이 넘어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12일 제주자치도 기획조정실 등 주요 부서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결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결산심사에서도 지난해, 지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불용액 과다에 따른 이월액 증가 현상과 과도한 집행잔액 등의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터졌다.

▲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부터 홍명환, 강철남, 김황국, 좌남수, 현길호 의원. ©Newsjeju
▲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도의원들. 왼쪽부터 홍명환, 강철남, 김황국, 좌남수, 현길호 의원. ©Newsjeju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은 "지난해 집행 못한 금액만 1조 520억 원에 이른다. 돈이 들어갈데는 많은데 효율적으로 집행이 안 되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결산심사에서 부대조건은 제대로 이행되고는 있는 거냐"고 질타했다.

이중환 기획조정실장은 "5가지 부대의견이 있었고, 개선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당해년도에 계획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여러 현안사업들에서 불용되고 있는 예산항목들을 구체적으로 짚어냈다. 주택사업에선 41%(61억), 주차난 관련 사업 68%(162억), 토지문제 226억, 원도심 재생사업 22억, 지역균형발전 15억 원 등이 집행되지 못했다.

이 실장은 "명시이월 자체가 예외적인 사항이다. 당해년도에 집행하는 게 원칙이나 부득불 이월하는 사업은 의회 승인 얻어 이월시키고 있다. 사실 없어야 하는 게 맞지만 (법상으론 가능하지만)사업별로 일반운영경비는 절대 이월을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놨다"며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을)은 이월사업비를 집중 추궁했다.
강 의원은 "추경이 아닌 본 예산에 잡은 사업조차도 이월되는 게 많다. 2016년엔 220개고 이 중 전년도에서 넘어온 것이 40%"라며 "본 예산 계획수립이 더 체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실장은 "이 부분을 해소하고자 내년도 본 예산엔 그 해에 집행이 될 정도의 사업비만 계상하는 걸 원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내년 본 예산이 편성되는 걸 보면 개선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당해년도에 집행이 안 될 것 같은 사업비를 과감히 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중환 기획조정실장. ⓒ뉴스제주
이중환 기획조정실장. ⓒ뉴스제주

이와 함께 집행잔액과 국고 반납액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지적됐다.

강 의원은 "국고보조율 증가는 3.3%로 전국 최저 수준인데 오히려 반환되는 돈은 더 많아지고 있다. 어떤 사업은 아예 100% 반납되는 것도 있어서 문제"라며 "2016년 결산을 보면 국비이월액과 집행률이 전국 꼴지다. 전국 평균이 88%인데 제주는 78%로 10%나 차이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사업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이유 여야를 불문하고 국고 집행잔액에 대해선 다른 사업으로 전환해서라도 쓰여질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하면서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제주도정은 기금 활용 문제에 대해서도 질타를 받아야 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전체 기금 조성액이 3654억 원인데 사용액은 2900억 원뿐이다. 농축산소득보장기금 등 전혀 활용되지 않은 기금도 있다"며 "대체 왜 이런 거냐"고 물었다.

이 실장은 "별도 목적으로 설립되는 기금은 최소화돼야 하는데, 규모가 크지 않은 기금들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황국 의원(자유한국당, 용담1·2동)과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한경면) 역시 같은 내용으로 제주도정의 효율적이지 못한 예산 집행 실태를 지적했다.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조천읍)은 제주도의 재정상황에 여유가 있어서 이런 것이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현 의원은 "제주도의 통합적인 재정규모는 7조 6000억 원 수준이고, 세출도 6조 2000억 원 규모다. 자산이 전체 24조 원, 부채는 1조 원 정도여서 재정상태는 괜찮은 것 같다"면서 타 지자체와의 비교해선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물었다.

이 실장은 "비교해보진 않았다. 일반회계 기준으로 보면 재정적으로 상당히 건전한 편에 있지만 도시계획시설이나 그 밖 상하수도, 환경 관련 기초시설을 보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 의원은 "집행잔액이나 순세계잉여금이 많다는 건 어디엔가 필요로 하는 재원이 제대로 안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행정이 그만큼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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